박현철(51) 화백은 2009년 충남 태안군 이원방조제에 서해안 원유유출 피해 극복을 상징하는 태안 희망벽화 그리기를 이끈 핵심 인물 중 하나다. 10년 전 태안으로 귀촌한 그는 살기 힘든 시골에 벽화를 통해 희망을 전달하는 ‘농촌 공공미술’ 운동을 구상하고 실천 중이다.
많은 작품 가운데 농촌과 산업화의 충돌을 상징하던 아산시 내이랑마을의 고물상 벽(길이 80m)에 바코드와 자연의 그림을 조화롭게 그려 넣어 농촌 공공미술의 새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또 태안국 이원면 원유유출 사고 피해모임 사무국장을 맡아 이달 중 대전지법 서산지원에서 사정 재판을 위한 피해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다음은 박 화백과의 일문일답.
-농촌 공공미술 운동을 전개 중이라는데
“2006년 태안지역 전봇대 100여 개에 태안의 상징인 해당화를 그린 것을 시작으로, 태안 상하수도사업소 벽화, 서산시 사리마을 벽화 등 농촌마을 꾸미기 공공미술을 하고 있다”
-태안 희망벽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기름유출 사고 이후 태안에 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태안이 다시 살아났으니까 새로운 의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2009년 3월부터 시작해 그해 11월 완성했다”
▲ 이원방조제에 그려진 태안 희망벽화. 길이가 2.7km에 달하는 세계 최장 벽화다. |
-벽화 내용 중에는 핸드페인트의 의미는
“현재 5만 명 가까운 손바닥 자국이 있다. 태안의 회복과 희망을 기원하는 국민이 보낸 손 그림이다. 원래는 태안군 인구수인 6만 7000개를 그릴 예정이었는데, 약간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로 보면 끝이 안 보이던데 그림 크기는
“길이가 2.7㎞, 높이는 7m로 면적이 약 2만 ㎡다. 세계에서 가장 긴 벽화가 태안 희망벽화다”
-재원 마련은 어떻게 했나
“태안군이 1억 5000만 원, 그리고 한국서부발전과 계룡건설 등 기업체 후원금 1억 3000만 원 등 총 2억 8000만 원이 소요된 셈이다”
-앞으로 희망은
“태안 희망벽화가 그려진 이원방조제 일대에서 세계 최초의 벽화 비엔날레를 여는 것이다. 세계적 작가가 참여하는 벽화 비엔날레를 태안에서 열어 새로운 이벤트를 개척하면서 지역 관광 요소를 만드는 것이다. 또 이를 태안의 특산물과 결부시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태안=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태안=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