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이러다가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물론,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의해 추진되는 충청권광역철도 건설 등 지역민의 오랜 숙원사업 마저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다.

특히 일부 구청의 경우처럼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에 열을 올리게 되면 민심이 사분오열되는 것은 물론, 정상적인 시정 추진마저 가로막게 된다는 점에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실제, 대덕구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 그동안 도시철도 기본계획변경(안) 공청회 행사 진행 방해, 사흘만에 꼬리내린 정용기 구청장의 단식농성, 주민들의 예타 반대 서명서 정부 제출 등 상식 밖의 행태를 지속해왔다.

문제는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갈등을 부추기는 이 같은 행태가 지속될 경우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 통과를 반기기는커녕, 대덕구 소외론을 앞세워 사실을 호도(糊塗)하고 있는 것도 대전발전의 발목을 잡는 정략적·소아병적 사고에 기인한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대덕구의 궤변= 지난 5일 ‘도시철 2호선 관련, 대덕구의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정부의 예타통과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내놓았다. 대덕구는 이날 염홍철 대전시장이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대덕구, 소외론은 있을 수 없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당초 도시철도 2호선 노선결정에서부터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이제와 시민들이 몰라서 주장하는 것으로 몰아가서야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타 구도 국철이 통과할 뿐더러 현재 충청권 광역철도는 대선 후보 일부가 공약으로 언급한 것일 뿐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도시철도 2호선 대덕구 배제의 경제성 부족과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의 B/C 분석 결과 어차피 0.91로 나왔다. 이는 타 구의 노선도 경제성이 없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대덕구의 장두노미= 대전시는 이미 지난해 예타 신청 전에 대덕구가 주장한 노선에 대한 B/C가 0.67~0.79로 매우 낮게 나옴에 따라 주민설명회를 통해 예타 통과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게다가 예비타당성 조사는 경제성(B/C·비용 대비 편익)과 사업성(AHP) 등을 고려치 않고 무분별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 국가에서 도입한 제도로, 대전시의 자의적인 판단이 불가하다.

때문에 대덕구의 주장대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도시철도 2호선을 아예 건설하지 말자는 얘기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덕구가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 행정의 ABC는 신뢰와 소통’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머리를 감췄는데 꼬리는 드러나 있는 것처럼,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는 장두노미(藏頭露尾)’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지난해 6월 3일 도시철도기본계획변경(안) 공청회에 이어 6월 21일 대덕구 설명회 등을 잇따라 개최했다. 하지만 대덕구의 행사진행 방해 등으로 공청회가 파행된바 있어 대덕구가 ‘소통’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코미디라는 지적이다.

△이제는 시민 역량 총 결집해야= 잇단 노선변경 요구 등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될 경우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아예 접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우선 순위에 밀려 세월을 허송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19년 도시철 2호선과 함께 개통될 예정인 충청권 광역철도 착공마저 지연시킬 악재가 될 수 있다. 정부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의해 전액 국비를 투입해 서구 흑석동에서 대덕구 신탄진에 이르는 27㎞ 구간에 6개 역(驛)을 새롭게 건설해 사실상 도시철도 3호선의 역할을 하는 점을 묵살한 채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매달리거나 노선을 변경해 예비타당성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충청권광역철도망 건설의 발목까지 잡는 꼴이 된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도시철도 노선이 우리 동네로 지나기를 바라는 소망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도시철이 엿가락처럼 이리저리 구석구석 누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논거에 기인한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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