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피해를 입은 태안 앞바다가 사고5년 만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사진은 2007년 12월 민·관·군 방제단(왼쪽)과 진태구 태안군수 방제작업 장면. 연합뉴스·태안군청 제공 |
지난 2007년 12월 7일 평온하던 태안 앞바다는 태풍을 피해 피항해 있던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릿호’와 크레인이 충돌하면서 원유가 흘러나와 서해안을 뒤덮고 메스꺼운 악취가 진동하는 등 순식간에 청정바다가 죽음의 바다로 변해버렸다.
이같은 상황에서 ‘태안의 기적’ 이라 불리는 123만 자원봉사자의 구슬땀과 태안군민의 굳은 의지가 죽음의 바다에서 다시 청정 태안으로 되돌려 놓았다.
당시 흘러나온 원년는 총 1만 2547㎘로 이전까지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가운데 최대 규모였던 시프린스호 사건의 2.5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었으며 막대한 양의 기름 덩어리는 태안반도 전역을 뒤덮었다.
원유 유출로 인해 인근 양식장의 어패류가 대량으로 폐사하고 어장이 황폐해지면서 해당 지역의 어업과 관광업 등의 생업에 영향을 미쳐 지역 경제가 바닥으로 치닫았으며 해양 생태계의 원상 복귀를 위해서는 최장 10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기름 제거작업에 참여해 헌옷과 흡착포, 삽 등의 장비를 들고 기름을 제거하기 시작해 태안의 기적을 일궈낸 자원봉사자가 12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123만명의 자원봉사자를 포함 200만명이 넘은 인력이 동원되면서 회복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태안반도가 점점 기름띠가 걷히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기름유출사고 이후 한 때 자취를 감췄던 뻥설게와 굴, 조개가 갯벌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황량했던 바다에 다시 생명의 숨결이 감돌기 시작하는 등 생태전문가들은 태안의 생태계가 상당부분 회복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태안의 특산품인 꽃게와 우럭, 광어 등이 한 동안 풍어를 이뤘으며 지난 몇 년간 감소했던 관광객들은 안면도국제꽃박람회와 함께 태안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계절 휴양도시 조성 정책으로 회복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 만리포해수욕장을 방문한 관광객 김수희(26·대전시)씨는 “대학 시절 자원봉사를 왔던 만리포가 이렇게 빨리 회복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이제는 태안이 예전의 청정바다의 명성을 되찾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123만 자원봉사자의 구슬땀으로 태안의 기적을 이뤄주신 전국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 사고를 극복하려는 자원봉사자의 열성에 힘입어 이제는 태안이 사계절 휴양지로 다시 우뚝 서 여러분들의 성원에 꼭 보답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태안=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