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청원군을 오가는 주민들은 양 지자체의 제설작업에 큰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도로는 물론이고 인도에서도 제설작업의 차이가 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청원군이 청주시에 비해 약 4배의 면적을 가졌지만 공무원 수는 약 1800명 대 약 800명으로 절반도 안되기 때문이다. 청원군 곳곳에 꼼꼼한 제설작업의 손길이 닿기 힘든 이유다. 도로관리도 청주시는 지역내 모든 도로를 직접 관리하지만 청원군의 국도는 보은국도유지관리사무소, 지방도는 충북도가 제설작업을 담당한다. 주민들을 직접 상대하는 지자체와는 제설작업의 속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청주시와 청원군의 폭설시 대응매뉴얼 자체에 있다. 일각에서는 청원군공무원노조의 압력으로 청원군의 폭설대응매뉴얼이 약화됐다는 지적을 한다
5일 청주지역에는 평균 14.7㎝, 청원지역에는 평균 11.4㎝의 눈이 내렸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6일 오전 6시 전 직원에게 비상을 발령하고, 각 실과별로 보도 책임구간에 대한 제설작업에 나섰다. 청원군에서는 각 읍·면 직원들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이 이뤄졌다. 읍·면 담당 실과장과 간부공무원들이 일손을 도왔지만 하위직 공무원들은 실과장의 판단에 따라 제설작업에 나섰다.
청주시와 청원군의 제설대책에 차이가 난 이유는 단계별 근무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적설량 5㎝ 미만 예보가 나오면 재난관리과 및 구청 건설과가 비상근무에 들어간다. 적설량 5㎝이상 예보 시에는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나서 보도제설에 참여한다. 이 같은 조치는 적설량 20㎝ 이상의 대설경보 발령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청원군은 청주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사전대비단계에서는 재난안전과장을 책임관으로 17명이, 주의보발표시에는 부군수를 책임관으로 47명이 비상근무토록 돼 있다. 대설경보가 발효되면 군수를 책임관으로 군청 50명, 읍·면 52명 등 102명이 투입된다. 5㎝ 이상의 적설량만 예보돼도 전 직원이 투입되는 청주시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데는 청원군공무원노조의 의견이 재난대응매뉴얼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청원군 관계자는 “공무원노조에서 직원들의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전 직원 투입을 반대하기 때문에 읍면직원 위주로 제설작업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광범위한 청원군 지역에는 전 직원을 투입한다고해도 제설작업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야간에 직원들이 투입되면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뜻을 재난안전과와의 실무협의회때 전달했다”면서도 “다만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니고 임의로 직원들의 투입을 결정할 것이 아니라 철저히 매뉴얼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청원군 남일면에 거주하는 김모(30) 씨는 “청주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다 보면 경계지역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이 큰 차이를 보인다”며 “통합시가 출범한 후에도 이런 차이가 계속된다면 실망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