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트에서 장을 보려면 물건 하나 집기가 겁나는데 정부에서는 물가가 많이 안정되고 있다고 하니 전혀 딴세상 얘기처럼 들리네요.”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벌이던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실제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올 겨울 날씨만큼이나 싸늘하기만 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6% 상승에 그치며 9월(2.0%)과 10월(2.1%) 2%대에서 3개월만에 다시 1%대로 재진입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초 3%대를 유지하다 서서히 낮아져 8월 1%대에 진입한 후 다시 2%로 올랐다가 지난달 1%대에 재진입했다.

충청지역 역시 대전이 지난해 6월 무려 6.0%의 가공할만한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며 1%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아직도 높기만해 정부통계와의 괴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같은 괴리는 전체적인 물가가 하락하더라도 특정 시점에 수요가 늘어나는 품목의 물가가 해당기간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장철의 경우 공산품과 서비스 분야가 물가가 내려가 전체 물가가 낮아지지만 실제 지출이 많은 채소류의 물가는 급등하고 겨울철에는 난방비가 오르고 신학기에는 옷값 등이 오르는 식이다.

실제 김장수요가 많았던 지난달의 경우 대전은 서비스와 공업제품, 농축수산물은 각각 0.2%와 1.3%, 1.6% 상승에 그쳤지만 신선식품은 무려 5.7% 상승했다.

특히 신선식품 가운데 김장과 가장 밀접한 신선채소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대전은 13.8%, 충남은 22.1%, 충북은 25.6% 급등했다.

품목별로는(충남) 전년동월대비 배추가 87.2%올랐고 파는 무려 97.9% 올랐다.

이와 함께 날씨의 영향의 매우 큰 지역난방비와 도시가스는 전년동월대비 23.3%와 4.7%가 올라 서민가계 난방비 부담을 가중시켰다.

반면 날씨가 추워지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돼지고기(-16.4%)와 참외(-38.9%), 계절과 크게 상관없는 소시지(-18.1%), 씨리얼식품(-17.2%), 사진기(-12.5%) 등은 서민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치상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결국 시기적으로 필요한 물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더라도 시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품목과 시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품목의 가격이 내릴 경우 체감물과 상관없이 수치상 물가는 낮아지는 셈이다.

주부 김모(대전시 대덕구·37) 씨는 “정부에서는 물가가 1% 올랐다고 하는데 요즘 가정주부들이 장을 보면서 느끼는 체감물가 상승률은 10% 이상이다”면서 “물가가 크게 올랐다던 지난해와 물가가 조금 올랐다는 요즘 서민들이 느끼는 물가는 별반 차이없이 모두 높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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