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보들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TV토론회를 하루 앞둔 3일 최소한의 일정을 소화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최측근 보좌관의 죽음을 추모하며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
◆朴, 추모 분위기 속 일정 최소화… 토론 준비 매진
박근혜 후보는 지난 2일 강원 유세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故)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방문한 것 이외에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하루 앞으로 다가온 TV토론 준비에 전념했다. 박 후보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마련된 이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상심이 굉장히 크다. 주변에서 걱정할 정도”라고 전했다. 다만 박 대변인은 “박 후보가 워낙 의지가 강하고 여러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왔기 때문에 잘 추슬러서 해야 할 일들을 해낼 것으로 믿는다”며 “내일로 예정된 토론회 준비는 오늘 차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가족과 다름없는 보좌관이었는데 엄청난 충격일 것”이라며 “박 후보가 힘들어하고 있어 TV토론 준비는 3일 오후부터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4일로 예정된 TV토론을 앞두고 박 후보는 애초부터 유세 일정을 잡지 않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측근 보좌관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자는 뜻에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일각에서는 TV토론의 연기를 요청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이미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일정 변경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캠프 전체가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편 이날 박 후보는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지는 않았다. 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자료를 많이 살펴보지 않겠느냐”며 토론에 대한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文, 중기 정책 주관하는 ‘중소상공부’ 신설 약속
문재인 후보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의 도전과 희망 포럼’에서 중소기업 정책을 주관하는 ‘중소상공부’를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낙후된 공단지역에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경제, 문화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공단 재생 및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문 후보는 △대형유통업체 입점 허가제로 전환 △중소기업·소상공인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적용범위 확대 △중소기업 협동조합 권한 확대 △하도급거래와 관련 정보 공정거래위원회 보고 의무화 등을 중소기업 관련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후보는 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잘하는 대기업일수록 공공입찰과 국책사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상생협력의 기업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일자리 만드는 경제구조로 바꾸겠다. 자영업의 활기로 넘치는 경제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2010년 10대 기업의 신설 법인이 160개인데 이 중 80%가 자영업자 그리고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분야였다”고 설명한 뒤 “이명박 정부는 재벌이 골목상권까지 침범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렸는데도 모른 척 한 ‘재벌 공화국’”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박 후보 역시 이명박 정부의 공동책임자”라며 현 정부의 박 후보의 책임론을 들어 공세를 퍼부었다. 한편 중소기업계는 이날 행사에서 문 후보에게 ‘중소기업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