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이철호 비뇨기과 원장을 지난 24일 중구 은행동 그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만났다. 그는 선거를 마치고 한결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이 신임회장은 “최근 경제위기로 병·의원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부당한 의료수가 정책으로 의료계가 격랑에 맞서고 있다”며 "숱한 난제가 기다리는 상황에서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하지만 이 신임회장의 모습에선 활동에 대한 부담보다는 강한 자신감이 더 묻어났다.
그는 지난 15년간 시의회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의료계 안팎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무엇보다 폭넓은 인맥과 동료·후배 의사들을 두터운 신임으로, 지역 의료계의 '맏형'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실제로 그의 좌우명은 ‘너는 할 수 있다’. 이 신임회장은 의약분업 재평가와 형편없는 의료수가의 재조정은 물론, 협회 운영에 대한 강한 개편 의지를 드러냈다.
이 신임회장은 "개인적으로 충남대의대와 건양의대에 각각 재학중인 딸·아들에게 선배로서 현재 의료계의 현실이 부끄럽기 그지없어 어떻게든 보다 나은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의료수가 등이 적정하게 돼 있어야 의사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 국민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의사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정부 당국자나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떠한 질문에나 간단·명료하게 대답하는 솜씨는 물론 여러 질문을 동시에 듣고도 메모없이 빠뜨리지 않는 총기가 깊은 인상을 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철호 대전시의사협회장
-대전시의사회장 취임을 앞둔 소감?
"선거를 앞두고 62명 대의원들 다 만나봤거든요. 의료계 현실이 생각했던 것 보다 어렵고 사회적으로 천대받고 약자가 됐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 광역시의사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니까 어깨가 무겁고 책임감이 막중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의사회협의 당면과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에서 하는 것과 서울에서하는 활동 두가지로 나눌 수 있거든요. 서울에선 중앙 의협에 회장단으로 참여해서 지금 보면 의료수가라든가 의약분업이 강제조제위임제도라고 저희들은 평하고 있는데 지금 10년이 횟수로 됐는데 지금 정확한 평가가 안되고있어요.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하고, 보건복지부에서도 각종 규제 때문에 힘들다.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도록 협상을 해야하고. 요새 일부에서 의약사 면허도 갱신한다는 민감한 얘기도 나오는데 정책포럼 등을 해야합니다."
-대전시의사협회의 현안 및 활동방향?
"지방에선 회원들의 권익보호가 가장 중요합니다. 회원들의 자율정화 잘 해서 문제가 안생기도록하면서도 보호해야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룩 시민들과. 불우이웃돕기나 의료봉사라든가 해야하는데. 의료봉사의 경우 어느 지역에 가서 의료봉사하면 그 지역의 회원들이 피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 계통보다는 가령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국제적인 인도차원에서 무료 진료를 하면 나중에 그들이 돌아갔을 때 한국사람들이 이렇게 친절하다 하는 것도 있어 그런면으로 하고 싶습니다. 의사들 단합문제도 중요합니다. 함께 뭉쳐서 재밌게 화합도 하고. 요새는 새로운 학문도 많이 나오니까, 연수교육 등 학술적인 것도 해서 환자들에게 제일 좋은 최신의, 정확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경제한파로 중소병원이 어려운데?
"은행권에서 의사의 신용도를 하향시켜서 대출문제나 규제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30년 전엔 병원차리면 잘 됐다고 하지만 그때는 병원수가 많이 없었으니까요.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환자들도 웬만하면 병원에 많이 안오죠. 인건비는 올라가죠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 폐업하고 이전하게 되는 건데. 통계학적으로 많이 늘고 있어요. 그건 근본적으로는 환자들이 많이 오고 수가가 현실화 돼야 그것이 해결이 되는 거죠. 그렇지않고선 근본적인 해결은 안됩니다. "
-의사들이 지나치게 자기 이익만 챙긴다는 비판에 대한 생각.
"우리 의사만 살겠다는 것은 아니고 적정하게 그런 기본적인 수가나 그런 것을 잘 해줘야 의사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해서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거죠. 그 점을 정부 당국자나 국민여러분께서 이해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의사회관 이전 계획?
"지금 의사회관은 대흥동에 있거든요. 저희들도 이전이나 신축 계획은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옛날에 충남도 의사회하고 법적으로 같이 등기가 돼 있습니다. 우선 그걸 먼저 해결해야합니다. 관련 예산의 경우 회비를 아껴쓰고 임원진이나 누가 선도해서 내기도 하지만, 한 두 사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요새같이 어려울 때 강제로 내라는 것은 좋지 않거든요. 분위기가 되면 차근차근 될 겁니다.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초석을 해서 바로 다음 대에서는 할 수 있겠끔 할 생각입니다."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옛날에 종합병원에 있을 때 환자가 잘 나아 퇴원했을 때 보람이 있었습니다. 개인병원에선 큰 수술 못하니까 저희병원의 경우 전립선암 같은 것을 조기에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그 환자를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보내서 수술도 잘 해서 환자가 완치됐을 때 그 분들이 오시거든요. '빨리 발견해 주셔서 고맙다'고 시골에 계신분들은 감자도 캐오시기도 하고 이런 어르신들이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어릴 때 꿈은?
"의사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공학도가 되고 싶었는데 고등학교 때 아버님이 의대로 가라고해서 의대로 왔죠. 적성은 문과적인 것이 많은데 글쓰고 어디가서 발표하는 인문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의사의 길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직업적으로는 보람을 많이 느끼는데 가끔 회의를 느끼는 적은 있죠.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후배들의 장래를 생각할 때요. 개인적으로는 의사라는 것은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좋은 의사란?
"환자를 편하게 해주고 환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이 의사선생님이라면 나를 온전히 맡겨도 되겠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의사가 가장 훌륭한 의사겠죠. 또 실력도 있어야 합니다. 그 두 가지가 조화가 돼야 훌륭한 의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의사라서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것도 남다른지?
"많은 분들이 농담으로 '의사 가족들이 오히려 의료의 사각지대, 소외지대에 속해있다'고 합니다. 예를들면 감기에 걸려도 딴 사람들은 병원가자고 하지만 저희들은 '푹자'라고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가족뿐 아니고 의사 본인도 자기가 병을 잘 아니까 초기에 발견 못하고 안좋은 일을 당하시는 동료들도 많이 있습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틈나는 대로 운동도 하고 저녁 때 가면 강가도 걷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평소에 저는 많이 걷는 것을 지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량 여기서 충남대 병원까지 25분 걸리거든요. 특별히 거기 모임이 있을 때 걸어가고, 생각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면 택시를 타고 가거나 해야 하는데 몸을 많이 움직이고 합니다."
-남은 생이 일주일 밖에 없다면?
"일주일 남았으면 일주일동안 할 일이 무자게 많죠. 저를 만났던 모든 사람에게 다 통화를 하고 싶습니다. 조용한 바닷가나 그런데 가서 짧은 시간이지만 나의 지나간 과거를 묵상을 하면서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시간, 문학적이지만 그런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한 6년 전에 저희 어머님이 병환이 있어서 중환자실에 입원했었거든요. 그때가 제가 제일 힘들었던것같고. 거의 돌아가신다고 했는데 내과 의사 선생님들이 열심히 치료해주셔서 기적에 가깝게 소생하셨어요. 그 뒤 조금있다가 아버님이 대장암으로 수술하시고, 저는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제일 힘들고 마음이 아팠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너는 할 수 있다'. 끈기나 참을성은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아닌가 합니다. 어렸을 때 고생을 많이 했고, 학교 다니면서도 고생을 많이 했어요. 대학교 들어가선 유신이니 격변기에 고생을 많이 했고, 87년도 개업을 하고 나서는 병원 앞에서 체류탄 가스니 데모니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항상 웃는 표정을 보이지만 남들에게 눈치채지 않게 어려움을 이겨내며 밝게 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사람은?
"저는 종교가 가톨릭이라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을 존경합니다. 그분 선종하시고 기도드리고 했는데 만분지 일이라도 배워야 하는데. 의사선생님으로 존경하는 분은 많이 있습니다. 어릴 때 은사분들은 다 존경합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시고 후배나 제자를 위해 노력하시니까요. 어떤 한 분을 지목하고 싶진 않습니다."
-행복한 삶이란?
"부모님께 효도 잘하고 자식들 잘되고 가족끼리 화목하고 하면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좋아하는 친구들이나 종교도 있고 그러면 바랄나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철학자는 아니지만 사람은 150년, 200년 사는 사람 없으니까 사는 동안 즐겁고 재밌게 다른 사람 도와주고 사는 게 보람 있지 않나 감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의사로서 성취하고 픈 꿈?
"건강이 허락하는 한 환자를 볼 수 있는 행복한 건강이 있으면 그게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학교수나 그렇다면 학술적인 욕심도 있고 하겠지만 저는 그런 길은 아니니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환자를 많이 보고 개업을 은퇴하더라고 요양병원이나 시설 등을 순회하면서 어울리고 하는 삶이 멋있지 않을까 지금도 그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