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5 국내 출시일이 확정되면서 잠잠하던 이동통신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휴대전화 단말기보조금 규제로 사실상 얼어붙은 이동통신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일 이동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오는 7일 아이폰5 출시일을 확정하고, 지난 30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아이폰의 명성을 증명하듯 SK텔레콤의 경우 온라인 예약 시작 두 시간 만에 예정된 5만대가 모두 예약됐다.

KT 역시 예약판매 두 시간 만에 13만 명을 넘겼고 다음 날인 1일 오전 9시 15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아이폰5의 열풍은 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대기 수요를 잡기 위한 보상판매나 보조금 등 이통사들의 다양한 마케팅 정책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KT 모두 아이폰4S 중고 제품을 40만 원 정도에 매입하는 정책을 내세운 데다 이동통신사 보조금(27만 원)까지 포함하면 아이폰5의 실 구매가는 14만 원 안팎이다.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로 사실상 ‘제값’을 주고 휴대전화를 사야하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이 같은 보상정책은 가의 획기적이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게다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3위로 뒤처진 KT는 150만 명으로 추산되는 기존 아이폰 가입자들이 LTE를 지원하는 아이폰5로 갈아탈 경우 충분히 순위 반등도 가능한 상황이라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실정이다.

KT 관계자는 “아이폰 사용자들은 다른 기종의 휴대전화 가입자와 비교해 데이터 이용량이 두드러지게 많다는 점에서 우량 고객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대부분 아이폰5 가입자들이 가격이 높은 요금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이통사 입장에서 우선 확보해야 할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5 출시 소식에 보조금 ‘빙하기’를 겪고 있는 일반 휴대전화 대리점들 역시 적잖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방통위의 규제로 현재 손님이 발길이 뚝 끊긴 상태지만 아이폰5가 출시되면 일시적으로 보조금이 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수능 당일 제조사와 이통사는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풀어 30만~40만 원 안팎의 보조금을 지급했었다. 현재도 편법이긴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급된다는 점에서 아이폰5 출시 이후 가입자 유출 등을 막기 위해 유동적으로 보조금이 지원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지역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아이폰5를 기다리는 고객이 적지 않고 올 연말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점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아이폰5 출시가 보조금 투입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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