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투데이·충남발전연구원 공동 주최로 지난달 30일 대전 유성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좌장을 맡은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 원장을 비롯한 패널들이 ‘행복한 삶-경제적 가치를 넘어’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ya.co.kr  
 

<대담>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장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ISEC 대표

△카르마 치팀 부탄 국민총행복委 장관

△나오토 야마우치 일본 오사카대 교수

△고승희 충남발전연구원 박사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흘러넘치는 물질 속에 있지만, ‘행복으로 가는 길’은 답이 없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누리는 삶의 질, 즉 행복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2위를 기록한다. 삶의 질이 낮은 만큼 자살률은 세계 1위로, OECD 회원국 평균 자살률의 2.6배다. 무엇인가 잘못됐음을 우리는 직감한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는 충남도민은 물론 전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리기 어렵다. 충청투데이는 충남발전연구원과 함께 ‘행복한 삶-경제적 가치를 넘어’를 주제로 생태사회학의 고전인 ‘오래된 미래’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와 행복지수 1위인 부탄의 카르마 치팀 국민총행복위원회 장관 등 세계적인 명사가 함께하는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들 명사로부터 ‘행복한 삶’에 이를 수 있는 지혜와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박진도 충발연 원장 =“초국적 자본이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한다. 이를 규제할 힘은 어디서 나올 수 있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열대우림을 보호하고 우울증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힘을 하나로 묶을 수 있도록 사람들의 참여와 투자가 필요하다. 빈부격차는 사회와 환경적인 이유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러 기관이 서로 함께 협력해 경제체제 변환을 꾀해야 한다. 많은 동료도 경제체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희망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다. 이제는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이런 움직임을 통해 정부를 움직여 함께 협력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박 원장=“충남도의 내발적 발전은 지역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추동할 주체역량이 미약하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글로벌 경제 체제에서는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도민들이 이러한 경제성장이 계속된다면 실질적으로 자신들도 불행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 설득력이 있다”

-박 원장=“충남도민의 행복을 위해서 도가 어떠한 정책을 펼치면 좋을지 조언을 부탁한다”

△카르마 치팀=“무엇보다 지역화라는 개념을 지닌 가치 중 어떤 것을 지켜야 할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가족이라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가족의 일원이다. 그러나 가족 간에 시간을 갖는 일이 거의 없다. 이것은 비극이다. 삶과 노동의 균형을 이뤄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마련된다. 이는 정부가 해줘야 한다.”

△나오토 야마우치 교수=“행복을 정책으로 연계하는 연구가 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지도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지역 주민의 행복에 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연구를 통해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실증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박 원장=“일본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행복 수준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지”

△나오토 야마우치 교수=“빈부격차의 확대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예전에는 중산층이 두터웠지만, 80년대부터 와해돼 빈부격차가 커졌다. 상위 소득계층 역시 불행해 졌다. 90년대 이후로 일본 부동산 시장의 붕괴 후 10년간 경제침체를 겪은 게 이유다. 이러한 과정에 일본은 경제 집중적인 방식의 사고 이외에 비경제 요소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3년 전 일본 정부는 웰빙을 측정하고 국가정책에 반영키로 했다. 이러한 기조에 2010년 웰빙측정위원회가 설립됐고 행복 수준을 정책 마련의 기준으로 선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박 원장=“충남도 행복지표를 개발하는데 있어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점은 무엇인지”

△고승희 충발연 박사=“행복을 정책으로 연계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 충남 차원의 가치와 이념이 없는 상태에서 방향을 설정하는 게 어렵다. 또 이를 만들어내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다.”

정리=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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