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불고 있는 대출금리 인하 바람이 저축은행 업계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20%가 넘는 고금리를 받아오던 한 저축은행이 최근 금리를 크게 낮추면서 이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2일 저축은행 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하나저축은행은 3일부터 10%대 신용대출 상품인 ‘더마니론’을 판매키로 했다.

이 상품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사금융을 찾던 고객을 위한 상품으로 최고 한도 1억 원까지(최고 월소득의 14배까지) 제공되며, 대출 금리는 최저 9.53%부터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이러한 하나저축은행의 저금리 상품 출시는 최근 저금리 기조를 대변한 효과로 분석되고 있지만 타 저축은행들은 아직까지 10%대 신용대출 상품 출시는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체율이 올라가 손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저금리 대출을 출시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은 각 개인의 신용위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쉽사리 금리를 내리는 것은 어려운 판단이다.

지역 모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층은 경기침체기에 쉽게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서 “신용등급이 6등급이라고 하더라도 1~2등급 더 낮게 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저축은행의 업계의 대세로 굳어진다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비관론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저금리 대출상품을 준비 중인 금융지주 계열 대형 저축은행이 다른 저축은행들을 압박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저축은행들이 싼 조달 금리로 저금리 대출상품을 전면적으로 내세울 경우 고객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다른 저축은행들도 어쩔 수 없이 대출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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