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수 있을 것 같아서…”
29일 도박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주부 A 씨는 뒤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A 씨는 지난 27일 평소 도박을 하며 알게 된 주부 B 씨와 함께 대전에서 승합차를 타고 충남 금산군의 한 펜션을 찾았다. 한적한 야산에 위치한 이 펜션에는 이미 수십 명의 여성이 모여 화투패를 들고 속칭 ‘아도사키’ 도박을 하고 있었다.
A 씨가 도박장을 찾게 된 것은 이곳 펜션에 도박장을 연 C(52) 씨와 그의 처 D(46·여) 씨를 통해서였다. 이들 부부는 평소 도박장 등에서 알고 지내던 주부 30여 명을 모집했다.
주부들은 대전과 광주,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도박은 지난 27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됐다.
펜션 주인에게는 “회사에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펜션에서 1㎞가량 떨어진 진입로 입구에는 건장한 남성 2명을 ‘문방(망을 보는 사람)’으로 세웠다. 도박장 안에는 도박 총책을 맡는 ‘창고장’과 고리를 떼고 돈을 빌려주는 ‘꽁지’를 배치했다.
주부들을 도박장으로 유인하면서 “이곳은 한적한 야산으로 인적이 드물어 경찰이 들이닥치더라도 문방의 연락을 통해 쉽게 산속으로 도망갈 수 있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도박장에 경찰이 들이닥쳤고 결국 이들의 ‘일확천금’의 꿈은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충남 금산경찰서는 29일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펜션에서 도박장을 차리고 도박을 한 C 씨 등 12명에 대해 도박개장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평범한 가정의 50~60대 주부들이었다”며 “도박에 빠져든 주부들은 '중독'에 빠져 계속 도박장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금산=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