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천안서북경찰서 대출사기단 조직도. 천안서북서 제공  
 

대출회사를 사칭해 문의자들에게 통장·휴대전화를 개설하게 한 후, 이를 전화금융사기단(보이스피싱)에게 되팔아 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전화금융사기단은 이렇게 넘겨받은 통장과 휴대전화를 검찰을 사칭하는 방법으로 수억 원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26일 대출회사를 사칭해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통장을 개설하게 한 후 이를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되팔아 온 혐의(사기 등)로 A(46·여) 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인천에 텔레마케팅 사무실을 차려놓고 대출을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통장·휴대전화를 개설해 보내달라고 한 뒤, 이를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팔아 온 혐의다.

조사결과 A 씨 일당은 중국조직이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 3만6978건을 인터넷 메신저로 받은 뒤 대출광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문의해 오는 불특정 다수에게 통장, 카드, 휴대전화를 개통해 보내달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렇게 모은 대포폰 67대, 대포통장 41매를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통장 매당 30만 원, 휴대전화 대당 60~70만 원에 넘겨 598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또 이를 넘겨받은 보이스피싱 일당은 검찰청 검사 등을 사칭해 150여 명으로부터 1억 6000여만 원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국내에서 성업 중인 캐피탈의 대표번호로 문자를 '신용도를 높여주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대출자들을 안심하게 만드는 치밀함을 보였다”며 “피해자 대다수가 경제력이 열악한 서민들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달아난 국내 대포통장 수집총책인 40대 남성 B 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쫒고 있다.

천안=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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