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남경찰이 국민에게 당연히 알려야 할 내부 조사 자료 공개를 꺼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경찰청이 “국민에게 공감받는 경찰이 되겠다”며 전국 지방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친절도 조사 결과를 등수가 ‘하위권’이라는 이유로 전체적인 정보의 공개마저 꺼려 ‘장두노미(藏頭露尾)’의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대전과 충남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이 전국 경찰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친절도 조사 결과, 대전지방청은 93.9점을, 충남지방청은 93.8점을 받았다.
이번 전화친절도 조사는 경찰청이 올해 ‘미스테리 콜링’ 시스템을 적용, 각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의 일반전화 번호를 수집하고 무작위로 통화를 시도해 간단한 질문과 안내 친절도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 결과 대부분 지방경찰청이 90점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친절도 면에서 경찰이 어느 정도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지역 경찰은 아직도 순위 경쟁에 눈이 멀어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아 놓고도 갖은 핑계로 정보 공개를 피하는 구시대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대전은 전국 16개 지방청 가운데 13위를, 충남은 14위를 기록하는 등 등수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점수로 비교하자면 전국 1등과 3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비교 대상을 위해 지방청별 점수와 순위 공개를 요구하자 ‘내부 문건은 모두 공개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곳의 눈치가 보인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또 지역 경찰서별 점수 자료 요청에도 ‘경찰서 간 경쟁을 부추기는 꼴’이라는 군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경찰의 태도는 경찰청의 전화친절도 조사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다른 지방경찰청과 비교를 통해 개선할 점을 찾아내고, 경찰서별 친절 경쟁을 부추겨 진정한 ‘공감경찰’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단순히 순위가 높고 낮다는 평가 위주의 사고방식이 지역 경찰 스스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에 기인한다.
경찰 안팎에서는 “순위에 급급하다 보니 정보 공개 책임자 논란에 휩싸일 것이 두려워 눈치만 보고 있는 지역 경찰의 새로운 시각과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