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도내 시내버스들이 22일 오전 7시 30분에 운행중단선언을 철회를 하면서 예상했던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다. 청주 사창사거리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린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버스의 전면파업이 22일 오전 극적으로 철회되면서 ‘버스 운행 중단’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버스업계의 파업 철회가 오전 출근시간과 겹치면서 출근길 차질이 빚어지는 등 시민들은 때아닌 혼란을 겪었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버스운송사업조합은 중앙회의 파업철회 방침에 따라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시내버스와 농촌버스 운행을 재개했다. 시외버스는 이에 앞선 오전 6시 30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그러나 출근시간인 이른 아침 이뤄진 파업 철회로 시민들은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청원군 등 일부 시외지역에서 청주로 출근하는 ‘장거리 출근족’들은 불평을 쏟아냈다. 버스 운행 재개 사실이 발표된 오전 7시경 이미 택시, 자가용 등으로 출근길에 나선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청원군 남일면에서 청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29) 씨는 “평소 버스를 타고 출근하지만 파업 소식을 듣고 택시를 이용했다”며 “출근 도중 버스가 정상 운행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미 택시를 탄 상태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관공서와 아파트단지 등에서 일하는 청소, 경비노동자 등 ‘새벽 출근족’들도 버스 운행 정상화와 상관없이 피해를 입어야 했다.

같은 시간 충북도청 인근 버스정류장은 버스들로 줄지어 있던 평소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충북도 등에서 긴급 투입한 전세버스가 일부 구간을 운행하기는 했지만, 시외 지역으로 출근을 하는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특히 젊은층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급히 대체 교통수단을 찾았지만,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일일이 주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상황을 물어야 했다.

이와 함께 버스 운행 중지 소식에 출근길 자가용이 쏟아져 평소보다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도내 버스업계의 파업 철회가 알려진 직후인 7시 30분경.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 교차로는 꼬리를 물고 늘어선 출근 차량으로 일대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같은 시간, 대표적 혼잡지역인 흥덕로와 사직로 등 시내 주요 도로들도 한꺼번에 몰려든 출근차량으로 ‘러시아워’ 상태였다. 또 일부 농·산촌 지역에선 버스 운행 정상화 발표가 됐지만 일부 지역이 파행운행 되는 등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도와 시·군은 시내버스·농촌버스 노선에 전세버스 280대와 지자체 관용버스 38대 등 318대를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버스업계의 파업 철회로 일부만 운행됐다.

충북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권은 버스업계의 주장을 십분 헤아리고, 업계의 중대결단(운행재개)을 감안해 주기 바란다”며 “택시 대중교통 법제화를 즉시 철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버스 파업이 완전히 마무리된 상황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날 ‘택시 대중교통법’(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안 상정을 보류, 버스업계 달래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단순 보류일 뿐 여전히 국회 처리 가능성이 남아 있어 언제 또 다시 버스업계와의 갈등이 불거질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치권은 이미 국토해양부위원회를 통과한 사안인 만큼 처리에 큰 고민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으로 잠재적 불안 요소는 남아있는 상태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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