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국립대의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대상에 충남대가 지정됨에 따라 대상 학과는 물론 전 학과에서 교수·학생들을 중심으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자 6면 보도>20일 교육과학기술부, 충남대 등에 따르면 최근 충남대의 기계공학과와 기계설계공학과, 한국해양대의 기관공학과와 기관시스템공학부 등 2개 대학, 4개 학과가 국립대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대상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들 학과에서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통폐합 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뚜렷한 결론은 아직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 학과가 합쳐질 경우에 따른 교수 및 학생 정원 조정이나 전공과목 선정, 예산배분, 주도권 등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충남대는 최근 자체적으로 전 학과를 대상으로 유사·중복학과의 통폐합 대상을 선정하는 내부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학과와 국사학과 △행정학과와 자치행정학과 △축산학과와 낙농학과 △기계공학과와 기계설계공학과 등 8개 학과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현재 학내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향후 추진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교수 A 씨는 "학과를 잘 만들고, 학생들을 잘 배출한 결과 20년 가까이 전국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반면 (특정학과와)통합 시 독자적인 커리큘럼이 변질 될 가능성이 있고, 하향 평준화될 수 있는 등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에 고려해 볼 여지조차 없다"며 통합에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반면 일부 학과 교수들과 상당수의 학생들은 통합에 찬성하고 있다.
B교수는 "그동안 이런 문제가 비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었다"고 전제한 뒤 "원칙적으로 이 논의에 대해 찬성하며, 세부적인 것은 조율해 나가면 되고, 학생 정원 등은 전임교수당 학생 비율을 고려하면 된다"며 찬성 입장을 보였다.
4학년에 재학 중인 C씨는 "유사학과 통폐합 이야기가 나온 이후부터 교수들이 이전보다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면서 "학과가 두 개로 분리됐을 때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만큼 이번에 통합이 시대적 흐름이라면 이 조류에 맞춰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D 씨도 "통합으로 기존에 타 학과에서만 배울 수 있던 학문을 배울 수 있다면 학생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특히 이런 논의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교수들이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집착한 나머지 학생들의 진로나 취업 등 현실적인 애로사항은 외면했기 때문이며, 이제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주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내년부터 자체적으로 통합을 희망하는 학과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 급변하는 산업 및 교육환경에 대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