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은 20일 단일화 방식 협상을 두고 상대방의 태도를 지적하며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대외적으로 공표해온 것과 달리 19일 협상장에서 ‘통 큰 양보’를 하지 않았다며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비난했고,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이 협상내용을 비공개로 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언론에 흘렸다며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19일 여론조사와 공론조사를 단일화 방안으로 제안했지만 문 후보 측이 이를 거부했다며 “제안하라고 해 제안했더니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되고 있다.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의 공론조사 제안을 거부해 협상이 공전한 것처럼 나온 일부 보도에 대해 안 후보 측의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두 캠프 간 합의된 내용만 발표하기로 했지만 어제 협상내용 중 일부가 왜곡돼 언론에 알려진 점을 강력하게 항의한다"고 말했다. 우 단단을 이어 "그간 맏형으로서 하고픈 말이 있어도 꾹 참고 양보했지만 방어 차원에서 할 수 없다"며 협상내용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안 후보 측이 제시한 여론조사와 공론조사 방식을 수용했지만 공론조사 실시를 위한 세부방안에서 수용하기 힘든 안을 제안하는 바람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우 단장의 반박이다. 협상 난항의 책임이 안 후보 측에 있다는 주장이다.

양측은 협상상황을 둘러싼 공방전이 벌어진 배경을 놓고서도 서로를 의심하며 불신의 눈길을 보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 측은 우리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공론조사 방식을 던져놓은 뒤 '문 후보 측이 못 받아서 할 수 없이 여론조사로 간다'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안 후보 측은 "그동안 언론에 문 후보가 국민경선, 안 후보가 여론조사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공론조사가 무산돼 여론조사만으로 방식이 결정되면 '문 후보가 통 큰 양보를 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숨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 후보 측 신경민 미디어단장과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두 후보는 후보단일화의 한 과정으로 21일 밤 10시부터 100분간 TV토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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