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김현진 충북본사 경제부장
-충북상인연합회장에 당선된 소감은.
“그동안 재래시장을 위해 힘들게 일 해왔고, 노력한 만큼 상인들 모두가 지지해준 덕분에 충북상인회장에 당선된 것 같다. 무엇보다 선거 속에 뿔뿔이 흐트러진 상인들의 마음부터 추스려 다독이는 게 역할인 것 같다. 도내 48개 전통시장을 전문가와 순회하며 상인들의 애환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진단을 하는 게 급선무다. 3년의 임기 동안 각 시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상인들의 대변자가 되고 싶고, 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청해서 골고루 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제1대 민성기 회장이 충북상인연합회를 잘 이끌어왔고, 바통을 이어받아 상인연합회의 명맥을 잘 이어가겠다. 그동안 상인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온 만큼 앞으로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생각으로 우리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것 같다.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며, 다시 한 번 상인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경기침체와 대형 마트 난립 등으로 전통시장이 소외되고, 어려워지고 있는데.
“지난해 7월 말 청주지역 13개 재래시장 상인들과 충북지역 상인들까지 가세해 일제히 자신의 점포 문을 닫고, 20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유통업무시설지구 내 대형 마트 건립을 반대하며 도의 행정심판 기각 결정을 이끌어냈다. 청주시 모든 상인들의 뜻이 관철돼 기각 결정이 난 것으로 앞으로도 재래시장 상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의 80여 개 점포와 노점상이 어우러진 운천시장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02년 조합구성을 거쳐 2005년 재래시장으로 승격시켰다. 지금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 새벽시장을 찾는 영락없는 시장상인이기 때문에 상인의 마음으로 재래시장 상인들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
-대형마트, 슈퍼슈퍼마켓 등의 전통시장 잠식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처 방안은.
“슈퍼슈퍼마켓(SSM)의 확대를 저지하고, 대형 마트와 상생의 길을 모색하겠다. 충북지역에는 대형 마트가 포화상태이므로 대형 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할 수 있는 조례 제정을 지자체별로 꼭 성사시켜 모두가 잘살 수 있는 지역상권 관리제도를 마련하겠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러한 일을 하는 게 내 몫인 것 같다. 다른 욕심은 없다. 청주시상인연합회장과 청주시 운천시장상인회장의 경험을 살려 충북 전체의 상인들의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배우고 익혀서 말 보다는 행동으로 제대로 일 해볼 생각이다.”
-전통시장도 대외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주시상인연합회장으로 대형 마트의 저지를 위해 일한 경험과 인맥을 살려 생계형 영세상인들을 보호하는 재래시장 입법안을 만들고 신명나는 재래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대형 마트의 서비스와 상품개발 등을 벤치마킹해 대형 마트에 비해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 전통시장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 보다 편리하고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풍부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갖춘 시장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각 시장 상인회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충북 48개 재래시장의 현주소와 문제점은 뭔가.
“충북에는 열악한 시장들이 즐비한 게 사실이다. 빈약한 가게가 많고, 영세한 상인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통시장마다 핵심적인 점포가 들어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즉 전통시장마다 특성화를 살려 명물 상점을 개발하고, 지역 특산물을 위주로 전문시장을 육성해야 된다. 지역 전통 특화시장을 만들기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관광상품으로 활성화시킨다면 좋은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인들의 의식개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의식개혁을 통해 상인회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전통시장을 짊어지고 나갈 지도자와 청년 상업경영인을 발굴해 육성시키겠다.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방안들을 연구해서 실천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며, 고객들 곁으로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상인들도 소비자를 유혹하는 상품과 서비스 기법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낙후된 전통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충북상인연합회의 운영 방향과 비전을 제시한다면.
“낙후된 전통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무엇보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겠다. 시장 전문화를 꼭 이뤄서 충북의 모든 전통시장이 특성화된 제품과 업체를 발굴해 대외적인 홍보활동을 통한 매출증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특화시장과 농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 전통시장 별로 골고루 예산지원이 될 수 있도록 각 지자체와 상인연합회 간의 유기적 회의(셔틀회의)를 정례화 할 것이다. 또 전통시장별 특화된 맛집과 멋집을 개발해 지역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매개체이자 상징점으로 만들고, 물건만 사러 오는 시장이 아닌 가족끼리 여가를 즐기며, 시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첨단 시장을 만드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상인들 결집과 화합을 위한 복안은.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시간을 갖고, ‘우리는 하나다’라는 소속감과 사명감을 갖는다면 전국 최고의 상인연합회가 될 것이고, 꼭 이루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충북상인연합회 통합 사무실을 추진하고, 통합 홈페이지를 구축해 48개 시장이 연계 사이트를 만들어 온라인을 활성화시켜 유통망을 확장시키는 등 젊은 층 고객확보를 위해 앞장서겠다. 상인 권익보호와 회원시장 상업경영인의 입지를 재정립해 상인연합회 조직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 48개 시장 중 회원시장에 속하지 않은 9개 시장을 가입시켜 어느 시장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충북재래시장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역민과 충북 상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충북 상인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상인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만이 상인들에게 인정받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믿고 끝까지 따라준다면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의 마음은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만이 가장 잘 알 수 있다. 상인들을 만나서 자주 대화를 나누고,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주는 길이 최우선이다. 상인들의 애로사항과 취약부분을 모아서 데이터화할 것이다. 운영이 어려운 시장부터 순차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시장에서 장사하는 우리 상인들은 수십 년째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짊어지고, 자녀들 뒷바라지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일해 온 사람들이다. 차가운 시장바닥에서 도시락을 먹고, 연탄불과 장작불의 온기로 몸을 녹여가며 장사해온 우리 상인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러한 경험을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나 또한 어렵게 자라서 힘들게 장사하면서 지금까지 어떠한 일도 게을리 하지 않고 열심히 일 해왔다. 시장상인들의 장점은 그 무엇보다 근면함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각 지자체의 협조 아래 아케이드와 주차장, 사무실, 화장실, CCTV 등 보다 현대화된 시설을 겸비하며, 차별화된 시장에서 다른 걱정 없이 마음껏 장사하고, 그러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발전 방안을 모색하겠다. 어렵다고 주저하지 말고, 용기와 힘을 모아 차근차근 어려움을 풀어나가겠다. 충북 상인들 모두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한다.”
정리 =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사진 = 이성희 기자 lsh7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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