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가 전국을 무대로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면서 대전이 거대 유통그룹 간 뜨거운 상권 경쟁이 벌이는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종시 입주와 사통팔달 교통의 요충지로 외지의 고객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대전에서 오는 2016년 개장을 목표로 롯데의 복합테마파크와 신세계 대전 유니온 스퀘어가 나란히 들어설 계획으로 있어 중부권 거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통 대기업의 주력 업종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한계를 보임에 따라 쇼핑기능이 포함된 복합테마파크와 교외형 복합쇼핑몰 형태로 롯데와 신세계가 대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는 전국 각지에서 출점 경쟁에 나서며 치열한 격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4일 부산시 기장군 동부산 관광단지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건립하기 위해 부산도시공사와 업무 협정을 체결했다. 이 매장은 2015년 개점 예정으로 영업면적이 5만 3000㎡으로 국내 프리미엄 아웃렛 중 최대 규모다. 특히 해당 부지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과 8㎞, 신세계 아울렛과는 14㎞ 거리에 있어 사실상 동일상권으로 향후 롯데와 신세계 간 경쟁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 9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주한 인천종합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매입해 신세계 측에서 건물 처분 금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반발하며 맞서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경기도 파주에서도 사실상 같은 위치에서 아울렛 매장을 운영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가 지난해 3월부터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을 벌이고 있는 파주에 롯데가 같은 해 12월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을 인근에 개점하면서 고객 유치전이 펼쳐지고 있다.

대전에서는 롯데와 신세계 모두 2016년 개장을 목표로 복합테마파크와 복합쇼핑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대립각이 세워지고 있다. 실제, 신세계는 지난달 말 기업공시를 통해 ㈜이마트가 복합쇼핑몰 건립을 전담하면서 투자금액을 기존 4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롯데가 엑스포과학공원에 복합테마파크 건립을 위해 6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양 측의 경쟁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와 신세계 간 대전에서 벌이는 유통경쟁은 앞으로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세부적인 사업장 형태와 운영 방식 등을 놓고 경쟁이 예상되고 있으며 시장 선점과 홍보효과 등을 위해 개장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양 측의 신경전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는 대전시와 오는 12월까지 실시협약을 체결해야 복합테마파크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되며 신세계는 사업부지인 서구 관저동 구봉지구의 그린벨트 해제절차를 밟아야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복합테마파크와 프리미엄 아울렛 등이 포함된 교외형 복합쇼핑몰로 사업 분야가 일치하지 않아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전국적으로 거대 유통그룹 간 자존심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향후 협의과정에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은 충분히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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