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한 차례 고비를 넘긴 전력수급 상황이 올 겨울 날씨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살얼음판을 걸을 전망이다.

전력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공급능력은 줄어들면서 최악의 경우 강제단전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 강제단전을 포함한 동절기 전력수급 및 에너지 절약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수요억제에 초점이 맞춰서 있어 기업과 국민들의 절약 동참에 상당부분을 의존해야하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최근 전력소비패턴은 겨울철 전력수요가 여름철 전력수요를 웃돌고 있다.

지난 2009년의 경우 여름 최대전력수요는 6321만 2000㎾였지만 겨울 최대전력수요는 6896만 3000㎾로, 무려 575만 1000㎾가 더 높았다.

2010년에도 겨울 최대전력수요(7313만 7000㎾)가 여름 최대전력수요(6988만 6000㎾)보다 325만 1000㎾ 높았고, 2011년 역시 겨울 최대전력수요(7383만 3000㎾)가 여름 최대전력수요(7219만 4000㎾)보다 163만 9000㎾ 더 높았다.

따라서 올 겨울 최대전력수요가 적게는 160만㎾에서 많게는 500만㎾까지 여름 최대전력수요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문제는 겨울 최대전력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대공급능력은 현재 7700만㎾(설비용량 8173만㎾)에서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전가동 중단 등 공급능력 감소 요인이 겹치면서 올 겨울 최악의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영광원전의 정비기간이 길어질 경우 1월과 2월 예비전력이 30만㎾ 수준에 불과한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6일 수요 관리를 통해 전력 소비를 최대 320만㎾ 줄이고 발전소 조기 가동 등을 통해 127만㎾의 추가 공급원을 확보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올 여름보다 겨울철 전력수급 상황이 더 어려운 상황에서 예년보다 추위가 자주 찾아올 거란 기상청 예보까지 있어 전력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면서 “초고강도 전력수급 대책이 불가피한 만큼 기업과 국민모두의 에너지 절약 동참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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