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등 마약을 전달하는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경찰의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고속버스 수화물 송장을 이용, 필로폰을 거래하거나 이를 투약한 수십 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마약 전달 수법이 날로 치밀해지면서 마약류 사범도 덩달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5일 교도소 복역 당시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필로폰을 구입해 판매하거나 상습적으로 투약한 A(50) 씨 등 6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B(44) 씨 등 1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A 씨 등에게 마약을 판매한 판매책 2명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 판매 등의 혐의로 교도소에서 2년 여를 복역한 뒤 출소한 A 씨는 지난 9월 교도소에서 알고 지내던 C(49) 씨로부터 필로폰을 공급받았다. A 씨는 구입한 필로폰을 수차례에 걸쳐 투약하고 아는 지인 등을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A 씨가 마약을 전달받거나 판매한 수법은 다름 아닌 고속버스 화물.

고속버스 화물이나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이용하면 배송품 내용은 물론 신원확인을 하지 않고도 물건을 배달해 준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일반 택배로 물건 등을 배송하면 판매자와 구매자를 찾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고속버스 화물은 판매자가 자기 정보를 기입하지 않고 버스로 짐을 부치면 추적이 불가능하다.

이런 수법으로 A 씨는 모두 15명에게 1570만 원 상당의 필로폰 34g을 판매했다. 가격도 C 씨에게 구입할 때보다 2~3배를 부풀려 판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마약류 사범은 9174명. 마약을 접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의 입국 증가와 인터넷 거래까지 활발해진 점 등으로 미뤄 실제 마약류 중독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달 수법도 점차 지능화되면서 과거와 달리 국제우편물은 물론 공중전화 명함꽃이에 두고 사라지거나 달리는 차 안에서 일명 ‘차치기’를 하는 수법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직접 마약을 전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갈수록 그 수법이 치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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