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안전상비약 편의점 상륙] 타이레놀, 부루펜, 판피린, 베아제 등 가정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하루 앞둔 14일 대전시 서구 갈마동의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약품들을 별도의 진열대에 정리하고 있다. 편의점 등 소매점들은 약사법 개정에 따라 15일부터 13개 상비약을 판매할 수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 ||
“의약품 판매는 잘 모르겠고요. 까스활명수는 있는데요?” 일부 의약품 편의점 판매를 하루 앞둔 14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진통제를 비롯한 감기약 등이 편의점에서 판매된다는 얘기에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곳을 비롯한 대전지역 다른 편의점 5~6곳 역시 15일부터 의약품을 판매하는 사실 조차 모르거나 알더라도 “내년부터 아니냐”는 대답도 쉽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또 다른 편의점 업주의 경우 판매자 교육은 받았지만 인근에 다수의 약국이 있어 아예 의약품을 팔지 않겠다는 반응이었다.
감기약과 해열제, 파스 등 안전상비의약품이 오늘부터 24시간 편의점에서 판매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판매자 교육이나 오남용 등의 대책이 미비하는 지적이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15일부터 약사법 개정안 발효와 함께 안전상비의약품의 편의점 판매가 시작된다고 14일 밝혔다.
이날부터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의약품은 물량준비 등으로 내년 2월부터 판매되는 훼스탈골드정과 타이레놀 16㎎을 제외한 일부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11종이다.
편의점 상비약은 오남용을 막기 위해 1회 1일분만 판매하고 12세미만 또는 초등학생은 구입할 수 없다.
보건당국은 상비약 판매에 앞서 편의점 종사자 1만 5191명(전체 편의점 2만 3000개 중 66%)에 대해 지난달부터 대한약사회로부터 의약품 취급·판매 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나 선뜻 의약품 판매에 나서겠다는 편의점들이 많지 않아 당분간 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실제 대전지역의 경우 24시간 연중무휴 편의점 645곳 중 절반이 조금 넘는 372곳만이 사전 교육을 받고 의약품 판매 신청을 한 상태다. 또 의약품 판매를 신청한 업주 대다수가 GS25, 세븐일레븐, CU 등 대형 편의점체인 가맹점이라는 점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24시간 편의점까지 확대되기엔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르바이트생 등 종업원에 대한 교육이 여전히 미비하고, 의약품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 판매할 경우 오남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 편의점 업주는 “준수사항 교육을 받았지만 수시로 바뀌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숙지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1000
2000원 짜리 의약품 팔고 혹여나 문제라도 생기면 과태료 등 귀찮은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라 당분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행 초기라 다수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지만 판매점이 점차 늘고 지속적인 홍보와 지도 활동이 병행되면 빠른 시일 내 정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