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119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의 부인이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아 위치추적을 해달라는 신고였다.
신고를 받은 119는 즉각 위치추적을 통해 이 여성을 추적했지만, 이후 신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의뢰자를 안심시켰다.
최근 묻지마 범죄 등 흉흉한 분위기 속에 경찰의 가출신고와 소방의 위치추적 의뢰가 급증하고 있다.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과 묻지마 범죄 등 계속되는 강력범죄에 단순 연락두절 등의 사안에도 시민들의 불안감이 그대로 가출신고와 위치추적 의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지역의 실종아동 등 가출인 발생 신고는 올 초와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 경찰의 가출인 발생 신고는 주로 아동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최근 계속된 초등생 성폭행 관련 범죄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신고된 실종아동 신고는 올 1월 5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 8월 91건까지 증가했다. 불과 7개월 사이 38건이 늘어난 셈이다.
가출청소년 신고도 같은 기간 55건에서 67건으로 12건이 늘었고, 일반 가출인 신고도 91건에서 120건으로 증가했다.
소방의 위치추적 의뢰도 잇따르고 있다. 대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의 위치추적 신고 건수는 올 1월 326건에서 지난 7월 454건으로 무려 132건 늘었다.
특히 지난 4월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2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 이후 위치추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5월에만 567건, 6월 556건이 각각 접수됐다.
가출신고와 위치추적 의뢰가 급증하자 경찰과 소방도 한층 긴장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출신고 등이 들어오면 단순가출 등을 먼저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당사자를 찾기 위한 조치를 먼저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도 “간혹 허위신고 등이 있지만, 예전보다 추적 의뢰가 더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강력범죄가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