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한시적인 세제혜택을 강조하면서 판매하고 있는 즉시연금의 가입자수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즉시연금이란 일정액을 일시에 납입하고 한 달이 지난뒤부터 연금 형태로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받는 비과세 상품으로,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과세를 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이후 가입자가 급증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시중은행 7곳의 즉시연금 판매 실적은 4조 1431억 원으로, 생보사의 즉시연금 가입 건수는 지난 7월 1454건 수준이었으나 정부가 내년부터 즉시연금의 비과세 혜택을 중단키로 결정한 이후 8월 6500여건으로 4배 넘게 급증했다.

실제 삼성생명의 경우 2400억 원에서 8700억 원으로 3배 이상 올랐고, 교보생명 역시 445억 원에서 2168억 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한화생명도 195억 원에서 1492억 원으로 무려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저금리시대 투자자들이 돈을 불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 최저보증이율을 2%대로 보장해 주고 비과세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어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입이 이처럼 늘어나자 정작 난감해진 곳은 생명보험사들이다.

금리 하향추세가 장기화되면서 보험사 입장에선 역마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교보·미래에셋·흥국·IBK연금보험·알리안츠 등 일부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은행, 증권사 등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채널을 통한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시연금 판매는 지난 7월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까지 즉시연금 판매 총액은 월 평균 2900억 원 수준이였지만 8월 판매 총액은 9000억 원을 넘어서며 이전 월 평균의 3~4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즉시연금은 한꺼번에 목돈을 예치하고 원금과 이자를 매달 연금으로 받거나(종신형), 이자만 받고 원금은 일정기간 지난 후 돌려받는(상속형) 보험 상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종신형의 경우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중도해지 할 수 없고 2년 이내 해지하면 원금마저 일부 손해를 볼 수 있어 금융당국은 지난 9월 즉시연금보험 절판마케팅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내린 바 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세제혜택이 없어지니 지금 들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크게 부각시켜 급증했다”며 “현재 즉시연금 시장은 가입자가 폭증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 추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역마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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