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덕 청주시장이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사직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을 재천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시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시기상조론도 만만치 않아 현실화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 시장은 5일 열린 주간업무보고회의에서 "시내버스 승객이 해마다 줄고 있는 것은 불편한 대중교통 시스템 때문"이라며 "이같은 불편함을 고치기 위해 고심 끝에 버스전용차로제를 내년에 한 번 해보자는 것"이라며 버스전용차로제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하기에는 아직 빠르다, 효과가 있겠느냐 등 우려가 있지만 처음에 만족할 수는 없다"며 "내 임기 중에는 다 못하겠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자동차를 잘 갈 수 있게 하던 것을 사람이 잘 다닐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녹색수도인 만큼 사람이 우선인 도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는 사직로 사직분수대~복대사거리간 3.8㎞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내년 9월부터 시행할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총사업비 30억여 원을 들여 버스 승강장 및 버스도착정보기 등을 이전하고, 110그루의 가로수를 이식하는 등 제반시설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면 평균 23.6㎞/h이던 사직로 통행속도가 28.4㎞/h로 20% 이상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청주의 교통 여건상 시기상조이고 시행구간이 짧아 효과가 떨어지는데다 시민 공감대 형성도 부족하다는 부정적 시각에 중앙버스전용차로제 강행이 녹록치만은 않다. 당장 사업예산의 시의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22일 열린 제316회 청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박상인 의원은 시정질문을 통해 "중앙버스전용차로제는 시기상으로 적합하지 않은데다 대중교통이 우선이라는 미명아래 시민의 불편은 고려하지 않고 그저 희생만을 담보로 하는 정책"이라며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시민의 공감대가 우선 형성돼야 하고, 그 다음이 미래교통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자동차 중심의 현재 생활환경에서는 시민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 사직로가 정체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난 이후에나 시민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며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시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창해 기자widese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