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모 저축은행에 3000만 원 가량의 금액을 예치했던 직장인 최모(40·서구 둔산동) 씨는 지난달 말 이 저축은행과 거래를 끊었다.

가입했던 상품의 만기가 도래돼 금리를 따져보니 시중은행과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처음 거래를 틀 당시 시중은행보다 2%이상 금리가 높았다”며 “그러나 재 가입을 위해 상담을 받아보니 3%후반에나 가능하다고 해 예금만 인출해 나왔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요즘들어 예금자들이 고금리란 매력에 시들해지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들이 적용하고 있는 예금금리는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더이상 4% 이상대는 찾아 볼 수 없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68%로 지난 8월 4%초반의 금리를 제공하던 것에 비해 0.5%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그나마 지역에서 영업중인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는 3.70~3.90%로 전국 평균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지만 이들이 지난해 4월에 적용하던 예금금리에 비하면 최대 2%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영업정지 등 각종 악재에도 꿈쩍않던 충성고객마저 또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는 상황이며, 상대적 고금리로 예·적금 고객을 유치했던 저축은행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충남 천안과 서산에 본점을 둔 세종저축은행과 서일저축은행이 각각 연 3.90%로 가장 높은 이율을 보였으며, 이어 최근 영업정지 후 이름을 바꿔단 친애저축은행(전 미래저축은행)과 오투저축은행, 한성저축은행은 각각 연 3.80%를 제시하고 있다.

또 튼실한 재무건전성을 보이고 있는 아산저축은행(충남 아산)은 3.70%의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이처럼 금리가 급격하게 낮아진 이유는 저축은행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3차 저축은행 퇴출로 기존 저축은행 예금자들이 대거 이탈한 데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남발로 인한 부실채권 증가와 경기불황 등으로 수익기반이 사라지면서 예금자들에게 높은 이자를 줄 수 있는 형편이 안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 전문가는 “현재 영업중인 저축은행들은 구조적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운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금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며 “이런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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