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사료값은 오르면서 생산원가 마저도 무너졌습니다. 돼지 한 마리를 팔면 4만~5만 원 밑지는데 양돈을 계속해야할지 포기하고 다른걸 해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불황의 장기화와 각종 악재로 인해 양돈을 포기하려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연초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국제곡물가 폭등 영향으로 사료값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인데다 다음달부터 전기요금까지 오르는 등 이른바 ‘삼중고’에 생산원가마저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도매시장 돼지고기(박피) ㎏당 평균 경락가격은 3097원으로 전월(3561원)보다 13% 하락했다.

가격 강세가 이어지던 지난해말 평균(6336원)과 비교하면 51% 이상 폭락한 가격이다.

농가 수취가격(산지가격) 역시 지난달 초 마리당 32만 2000원에서 23만 2000원으로 30% 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사료값마저 추가 인상이 예상되면서 양돈농가의 생산비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와 올해 초 이미 사료가격이 두 차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최근 옥수수와 대두, 밀 등 국제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향후 사료값 인상이 불가피해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 1분기까지 사료값이 10% 이상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다음달부터는 농업용 전기요금 체계가 개편되면서 사실상 요금이 인상돼 양돈농가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이 내달부터 농사용 갑·을·병 가운데 을과 병을 통합키로 하면서 을의 전기료가 병수준으로 상향조정된다.

여기에 계약전력 1000㎾ 이상 농가의 경우 농사용이라도 산업용 전기료가 적용돼 2만두 이상 대규모 양돈농가의 경우 많게는 기존 요금의 3배까지 요금이 올라갈 수 있다.

이처럼 양돈농가에 각종 악재가 계속되면서 지역에서도 양돈 포기를 고민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지역 한 양돈농가 관계자는 “장기적인 축산업 불황으로 충남지역 1500농가 가운데 30%가 양돈을 포기하고 1000농가 정도만 날아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폐사율이 높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상당수 농가들은 현재 양돈을 포기하기 직전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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