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도매육 가격이 한 달새 폭락을 거듭하면서 올 초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음식점 판매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산지가격 하락에도 시중 음식점 삼겹살값이 그대로인 것은 복잡한 유통구조와 특정부위를 선호하는 소비자 의식 때문이다.

6일 (사)대한한돈협회와 축산물품질평가원, 충남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돼지고기(박피기준) 평균 가격은 ㎏당 3066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8% 이상 급락했고, 올 1월 연중 최고가인 5879원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처럼 산지 돼지값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가격은 소폭 하락에 그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삼겹살(1등급) 소비자가격은 ㎏당 1만 6378원으로 한 달 전보다 고작 10% 내렸고, 올 초와 비교해도 19% 정도 하락했다.

게다가 일반 식당과 음식점은 산지 가격 변동에도 판매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산지 가격은 내리는데 삼겹살값을 올리는 음식점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산지가격 하락에도 음식점 판매 가격이 요지부동인 것은 복잡한 축산물 유통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반적으로 삼겹살의 경우 생산자(농가)→수집반출상→도축·가공→도매상→유통업체→식육점과 식당 등의 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각 단계를 거칠수록 값이 유통마진이 붙어 가격이 오르게 되며, 이 과정에서 산지보다 적게는 40% 이상 값이 뛰면서 소위 ‘金겹살’로 변한다.

물론 산지 돼지값이 떨어지면 단계별 가격 하락이 있지만 유통마진 등이 포함되면 체감할 수 있는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다.

또 다른 요인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부위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구이문화’가 확산되다보니 돼지고기는 삼겹살과 목살, 한우는 등심과 안심 등으로 소비 편중이 심화되면서 특정 부위 가격은 돼지 가격이 크게 내려도 하락 폭은 그리 크지 않다.

이렇다 보니 돼지 한 마리의 26% 정도만 나오는 삼겹살과 목살에 비선호 부위 유통가격까지 포함돼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측의 설명이다.

충남농협 관계자는 “국내 축산물 유통의 특성상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어 도축과 도매, 유통을 묶어 유통마진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농가의 자발적인 감축과 정부를 비롯한 각 기관의 노력에 앞서 특정 부위에 편중된 소비습관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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