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모이고 흩어지는 추석 연휴를 지낸 대전지역 정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거취 표명을 보류한 채 침묵하고 있던 지역 내 유력 정치인들이 이달 안에 결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소위 ‘10월 정계개편설’인 셈이다. 추석 연휴 동안 돌아본 대선 민심이 이들의 마음을 굳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정계개편설의 중심에는 권선택, 이재선 전 의원과 염홍철 대전시장 등 선진통일당 소속 정치인들이 서 있다.

권 전 의원은 추석 전후로 만난 지인들에게 “10월 중에 최종 결심을 하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이달 중순경이면 (행보의) 가닥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권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측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선 전 의원도 선진당에 마음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새누리당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정가에선 진단하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의 행보는 다소 복잡해 보인다.

염 시장은 몇 차례에 걸쳐 “당적 변경 의사가 없고 선진당 당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도 염 시장은 “대전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특정 후보를 도울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우연히(?) 회동하기도 했다. 염 시장의 마음이 민주당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지역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쳐 연쇄 이동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는 데 있다.

선진당 소속의 한 대전시의원은 “권 전 의원이 탈당하면 따라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상당수의 선진당 시·구의원들도 함께 움직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광역·기초의원들은 탈당 후 각자의 정치성향에 따라 민주당과 새누리당으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당 소속 정치인들의 탈당이 예상외로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인제 선진당 대표의 대선 출마 가능성 때문이다. 이 대표는 추석 직전인 지난달 2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라면서도 “하지만 당원과 국민이 저에게 희생을 요구한다면 (대선에) 나설 수도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늦어도 ‘내달 20일경(이달 20일)’이라고 출마 결정 시한을 정했다. 이 대표는 최근 김영삼 전 대표와 김종필 전 총리를 차례로 만나는 등 대선 출마 행보를 걷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런 이 대표의 행보는 선진당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인사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탈당할 명분을 잃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선 “이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압력이 생길 수 있다”며 “출마 선언 후 탈당하면 ‘배신’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어 탈당하려는 인사들의 결심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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