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업성취도 평가 조작 의혹이 전국에 확산되는 가운데 현행 전국 단위 전수 시험에 대한 학교별 채점 관리 체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현행 전국단위 시험 채점 무엇이 문제인가=지난 2007년까지는 교육과정평가원이 표본조사를 통해 일괄적으로 채점, 관리를 했다. 그러나 올해 전국 단위로 확대되면서 일괄채점이 불가능해지고 결국 전국의 5% 학생만 평가원이 표집평가를 하고 나머지 학교는 각 학교와 교육청이 채점토록 하면서 부실 보고 개입 여지를 열어놨다는게 현장의 목소리다.

시험에 주관식이 포함돼 채점자별로 다른 기준이 적용될 여지가 많았으나 대부분 현장에 일임하며 학교마다 성적 부풀리기 유혹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국 단위 평가임에도 불구하고 시험감독과 채점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감독은 물론 교사들의 책무성이 결여된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이는 이번 평가에서 학업 성적의 높고 낮음을 떠나 일선 교육청마다 통계의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대두된 이유다.

△향후 방향은=교육과학기술부는 이번 파문에 대한 논란과 일부 교원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필요성을 개진하고 있다.

일부 제도적 미흡에 대한 보완은 있을 수 있지만 학업성취도 평가와 성적 공개의 기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육관계자들은 일련의 학업성취도 평가 목적이 객관적인 자료 도출과 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지원에 있는 만큼 지나친 경쟁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안된다는 근본적인 제도개선의 필요성도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평가결과를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교장, 교사의 평가와 연계하겠다는 식의 경쟁지상주의는 결국 교육현장의 황폐화를 불러일으킬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평가와 채점, 집계 과정의 전면적 재검토와 일관된 시스템 구축은 시급하다.

정확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도의 신뢰를 잃어 정책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교육계가 언제 또 다시 ‘제2의 임실사태’로 휘청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등 일부 교육청은 이번 성적 산출을 전문채점기관에 맡겨 부정 소지를 원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성적 조작 파문에 대해 새정부의 무한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에만 매몰된 교과부의 근시안적 행태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적잖아 교과부의 내부 점검과 현장의 목소리를 접목한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도 적잖다.

교총은 “국가와 시도교육청의 역할을 늘려 공정성을 확보하고 필요한 경우 학부모도 참여시켜 공정한 관리와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며 “내실있는 후속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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