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를 비롯한 도내 각 시·군의회 대부분이 내년도 의정비를 동결키로 결정한 가운데 진천·단양·청원군의회에서 의정비 인상을 추진해 비난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의회는 이미 행정안전부의 ‘2013년도 지방의회의원 의정비 결정절차’ 상의 의정비 지급기준보다 많은 의정비를 받고 있음에도 인상을 추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충북도의회는 지난 12일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내년도 의정비를 올리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청주시의회도 지난 21일 의장다 월례회에서 의정비를 동결키로 합의했고, 충주시의회, 제천시의회, 괴산군의회, 옥천군의회, 보은군의회도 의정비를 동결키로 했다. 증평군의회와 음성군의회는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의정비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도 진천군과 단양군의회는 의정비를 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들어갔다. 의정비는 의회가 집행부에 의정비 변경에 따른 심의를 요구하면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구성되고, 심의 후 의회에 통보가 가면 의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진천군과 단양군의회는 이미 집행부에 의정비 인상을 위한 심의를 요구한 상태다. 청원군의회는 의원간담회에서 6대5로 의정비를 인상키로 했지만,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아 아직 최종 결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들 의회는 최근 몇 년간 연속해 의정비가 동결됐기 때문에 인상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도의회를 비롯한 타 시·군의회가 오랜 경기침체에 따른 주민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의정비를 동결키로 함에 따라 모양새를 구기게 됐다. 게다가 이들 의회는 이미 행안부의 내년도 의정비 지급기준보다 많은 의정비를 받고 있어 의정비 인상 움직임에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행안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13년도 지방의회의원 의정비 결정절차’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 의정비 기준액은 최근 3년간 평균 재정력지수, 지난 2011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한 의원 1명당 주민 수에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을 반영해 결정된다. 최종 의정비는 이 기준액에서 ±20%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이들 3개 군의 2013년도 기준액과 올해 의정비는 △청원군의회 3386만 원, 3468만 원 △진천군의회 3225만 원, 3240만 원 △단양군의회 2966만 원, 3120만 원이다. 공무원보수인상률이 반영된 내년도 기준보다 이미 올해 각각 82만 원, 15만 원, 154만 원을 더 받아간 것이다.

한편 청원군의회는 의원간담회에서 의정비 인상이 결정됐지만 시행 여부는 미지수다. 이의영 의장이 이 같은 뜻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장은 25일에도 민주당 소속 군의원들을 모아 의정비 동결을 요청했지만 일부 의원이 “이미 욕을 먹을만큼 먹었는데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의장은 만일 의원들이 의정비 인상을 요구하더라도 의정비 심의요청서에 결재를 하지 않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의정비를 동결시키겠다는 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의장은 “기본적으로 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선출직이라면 동료 의원보다 주민들이 우선”이라며 “의원들이 의정비 인상을 요구하더라도 의장으로서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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