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원군 가덕면 청용리의 논이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무너지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왼쪽) 처음 무너졌을때의 모습과 19일의 모습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멍의 크기가 더 커져가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지난 12일 이후 지반침하가 계속 진행중인 충북 청원군 가덕면 청용리 삼성광산 주변 지역 논과 주택에 대해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 지역은 지난 2007년과 논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했고, 2010년에는 금곡소류지에 구멍이 뚫리면서 농업용수가 모두 빠져나가기도 했다.

지난 12일에는 2007년 붕괴됐던 주민 나영예(70·여) 씨의 논에서 불과 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지반침하가 시작됐다. 19일 현재 함몰지역은 처음보다 약 2배가량 넓어졌으며 여전히 지반침하가 진행 중이다. 이에 중부광산보안사무소는 지난 18일 현지 합동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후 중부광산보안사무소는 세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통제구역을 확대했다. 또 지반이 안정화되는 즉시 정밀조사와 함께 향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광산법 상 보상 책임은 광산업자에게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광산업자 이 모씨는 지난 2010년 소류지 함몰 사고 이후 현재까지 행방불명 상태다. 이와 함께 이 일대 논과 주택의 추가붕괴가 우려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와 향후 대책마련 및 보상을 놓고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서용석 충북대 지구환경과학과교수는 19일 현장을 살펴보고 지난 2010년 소류지 붕괴 후 실시된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함몰이 진행 중인 논부터 소류지까지의 약 1만 5000㎡의 논과 소류지 인근 주택까지 모두 함몰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류지 인근 주택은 지난 2010년부터 벽에 금이 가거나 건물 틈이 벌어지는 등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 논바닥이 무너진 청원군 가덕면 청용3구의 전경이다. 서용석 충북대 지구환경과학과교수는 무너진 논 일대(점선 안)가 다시 무너질수 있다는 결론을 내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서 교수는 “광산실측도를 바탕으로 분석했을때 함몰이 진행 중인 논부터 소류지, 소류지 옆 주택까지 폐광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문제일 뿐 언젠가는 추가로 지반침하가 진행될 것”이라며 “함몰지역을 메꾸는 작업은 의미가 없으며 위험지역에 대해 농업은 물론 가능하면 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인명피해를 막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현재 자료로는 일단 마을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이 일대의 정밀조사 결과가 나와야 마을에 대한 피해도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의 주장은 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가 계획 중인 대처방안 및 보상과 배치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반침하에 따른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광산업자에게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보상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도 현재까지는 지반침하 지역 내로 제한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복구는 해야하지만 보상은 관련법상 광산업자에게 있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어렵다”며 “정밀조사 후 복구공사가 시행되면 공사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은 보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의 입장은 정밀조사 후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함몰지역에 대한 되메우기와 공사에 따른 보상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영구적인 대책 및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마을 주민 A 씨는 “지난 2010년에도 도지사, 군수, 국회의원이 다녀가면서 대책마련을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채 다시 사고가 났다”며 “언제까지 이런 불안 속에 살아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마을 오충세 이장도 “이미 소문이 났는데 누가 그 논에 농기계를 가지고 들어가겠냐”며 “안전하게 농사를 짓게 해줄 수 없다면 매입이라도 해서 주민들의 피해를 막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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