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덕규 영문월간 디플로머시 회장. 영문월간 디플로머시 제공  
 
충청권 출향 명사들의 모임인 '백소회(百笑會)'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정파와 신분을 초월해 충청인이라면 누구든지 회원이 될 수 있는 백소회는 지역 현안과 인재 육성 등 충청 사랑을 토대로 뭉쳐진 모임이다. 성년이 된 백소회의 총무를 맡고 있는 임덕규 영문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을 지난 17일 만나봤다. 임 회장은 "그간 200여 차례가 넘는 월례모임을 했는데 유사(후원)를 해준 인사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며 "회원들의 자발적인 후원이 없었다면 백소회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백소회의 창립 계기는 무엇인가.

"백소회는 1992년 12월 창립했다. 당시 충청도 출신 인사들의 모임이 활발하지 않아 유대감이 부족했었다. 서로 끌어주지도, 밀어주지도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없애고 지역 발전과 친목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사랑방 같은 모임을 만들기로 한 것이 출발이었다. 천안 출신의 주돈식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청양 출신의 이형구 전 산업은행 총재, 현재 특임장관을 맡고 있는 고흥길 당시 중앙일보 정치부장 등이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모임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

"충청도 사람들이 모인 사랑방에서 서로 덕담도 하고 웃으며 지내자는 의미에서 '백제의 미소'를 줄인 '백소회'로 이름을 정했다. '본회는 백소회라 한다. 총무는 임덕규로 한다'라는 회칙을 제외하면 어떤 규정도 없다. 그저 고향을 위한 마음으로 만들어진 사랑방이기에 모임의 화젯거리는 자연히 나라와 지역 현안이다. 초기 대여섯 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지금은 100여 명에 달한다. 국회의원과 대전시장, 충남도지사 등을 비롯해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 대학 총장, 언론계는 부장급 이상 등이 모임에 참여한다. 특히 의원들은 지역구 의원들뿐만 아니라 타지에 기반을 뒀지만 고향이 충청인 의원들도 오고 있다. 회원들은 서로간에 한 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1분씩이라도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

-백소회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창립 이후 몇 년 동안은 백소회를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7년 모임에 자주 참석했던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그 무렵에 이 총재가 당시 중앙일보 고흥길 편집국장을 대선 캠프의 비서실장으로 영입하면서 언론에 “백소회라는 충청도 명사들의 모임이 있는데 거기서 (고 국장과) 인연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백소회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자칫 백소회가 정치단체로 오해를 받을 것 같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총재가 백소회 줄을 섰지, 백소회가 이 총재 줄을 선 게 아니다"라고 못박은 적이 있다. 백소회는 정파를 초월하는 모임이다. 정치적 목적을 지향했다면 벌써 깨졌을 것이다.”

- 모임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

"아무래도 100여 명에 이르는 회원들에게 연락하는 게 쉽지 않다. 특히 “봐서”, “염려 마” 등 충청도 특유의 애매한 표현 때문에 참석할 회원 수를 예상하는 것도 어렵다. 또 선거 이후에 당선자와 낙선자가 함께 모임에 참석하면 어색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애로사항도 있다. 하지만 충청권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의 모임이지 않나. 다들 명예를 중시하는 분들이라 크게 힘든 점은 없다. 회원들이 모임에서 “형제들도 1년에 한두 번 만나기 어려운데 우리는 1년에 12번씩 만나는 사이”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회원들의 세대교체 등 앞으로의 운영 계획은.

"백소회에 오는 사람들은 고향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계속 모이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이어져 큰 어려움 없이 20년 이상 모임이 이어져 왔다고 생각한다. 회원들의 경우에는 선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됐다. 모임도 지금처럼 이어질 것이다. 강창희 국회의장과 박병석 부의장도 백소회를 오가며 성장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지금도 열심히 나온다. 원래 사랑방이라는 곳이 누가, 언제, 무슨 목적으로 온다고 알리고 오는 곳이 아니지 않나. 누구든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유용한 정보를 자유롭게 나누는 곳이 백소회다. 앞으로도 고향 발전과 인재 육성을 위한 백소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