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충북 영동군 심천면 장동리 금강둔치의 4대강 수변공원이 17일 내린 비로 침수가 돼 조경수 상단 부분만 수면 위로 보이고 있다. 영동=배은식 기자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충북 영동·옥천지역 금강둔치의 수변공원이 비만 오면 물에 잠겨 실질적인 공원으로서의 기능이 마비되고 뒤처리 경비만도 수억 원이 들어 지자체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들 군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하나로 136억 원의 국비를 들여 지난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심천면 고당리,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 등 3곳의 금강둔치에 산책로·광장·소교량 등을 갖춘 공원과 20여 만 그루의 주경수를 심는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이들 수변공원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3번째 침수를 당했다.

물이 빠지면 급류에 유실·파손된 시설물을 정비하고, 빗물에 떠내려 온 잡초더미와 각종 폐기물도 수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지역 금강의 홍수위(95.1∼99.8m)보다 7∼8m 낮은 곳에 공원이 조성돼 비만 오면 물에 잠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에는 4일간의 장맛비로 산책로가 움푹 패이고, 조경수도 뿌리째 뽑혀 나가면서 '쑥대밭'으로 변했다. 당시 시공업체가 유실된 산책로를 복구하고 조경수를 다시 심어 가까스로 완공했지만, 이번 폭우로 새로 단장한 공원은 채 1년도 안 돼 또다시 잡초와 모래더미 속에 묻혔다.

이어 지난 8월 폭염과 호우 속에 잡초가 우거지고 강물에 떠밀려온 흙과 모래가 곳곳을 뒤덮어 공원이 아니라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무엇보다 이같이 무계획하게 조성된 수변공원의 관리권을 넘겨받은 영동·옥천군은 비가 올 때마다 이를 정비하는 데 1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다.

한 조경업체 관계자는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수변공원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여건이 되지못하고, 그저 눈으로만 볼 수 있는 눈요기 감"이라며 "비만 오면 잠기고 지역주민들이 이용하지도 못한 공원을 수백억 원씩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것은 국가적인 낭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동·옥천군의 관계자는 "충북도에서 넘겨준 유지관리비가 500만 원∼1억 원씩 남아있지만, 파손된 시설물이 많은 경우 예산이 모자랄 수도 있다"며 "걸핏하면 물에 잠기는 수변공원 관리가 이만저만 골치 아픈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동=배은식 기자 dkekal23@cctoday.co.kr

옥천=황의택 기자 missm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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