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추석(9월 29~10월 1일)을 앞두고 대선전 초반 승부처를 맞았다.

안 원장이 19일 대선 출마 선언 및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대선 구도는 이미 ‘朴-文-安’ 3각 구도로 재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안 원장의 행보로 볼 때 대선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당장 추석 민심이 분수령이다. 역대 대선에서 추석 연휴 기간 조성된 민심이 연말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온 만큼 추석 민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친지가 한 곳에 모이는 추석에 어떤 여론 흐름이 형성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 견해다. 특히 추석 민심은 문 후보와 안 원장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이목이 쏠린다. ‘운명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엔 추석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선을 마치고 본선 궤도에 올라선 문 후보의 경우 컨벤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있고, 안 원장 역시 출마 선언을 앞두고 국민으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측근들의 ‘헛발질’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박 후보의 고심을 더하고 있다. 결코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고 볼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5년 전 추석을 돌이켜 보면 박 후보의 그림자는 더욱 드리워진다. 지난 17대 대선을 앞두고 줄곧 선두를 달리던 박 후보는 추석 직후 이명박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한 뒤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때문에 박 후보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특단의 카드’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추석 민심은 서민 경제에 관한 관심이 가장 크다고 판단, ‘3대 푸어(Poor) 대책’ 등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박 후보는 집 소유자가 주택 지분 일부를 공공부문에 팔아 부채를 차감하고, 매각한 부분에 대해서 임대료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더는 ‘하우스 푸어’ 대책을 밝힌 바 있다.

박 후보는 이런 틀 속에서 서민층과 저소득층이 공감할 만한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 후보에게도 추석 민심은 굉장히 중요하다. 추석 연휴 전에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 후보는 당장 경선 과정에서 ‘친노 패권주의’ 논란을 둘러싸고 갈등이 노출됐기 때문에 비문 주자들을 어떻게 포용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관건이다.

안 원장 역시 출마를 할 경우 기성 정치권의 대체할 확실한 대안 세력을 갖추고 각인시키는 게 추석 전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그동안 모호한 화법으로 국민을 답답하게 했던 모습이 아닌, 본인의 뚜렷한 정책과 검증받을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대 진석용 교수(정치언론홍보학과)는 “최대 변수는 문 후보와 안 원장의 야권 연대 성사 여부”라며 “안 원장이 결심했다면 강단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또다시 아리송한 행보에 나선다면 국민이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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