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권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여야 정치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충북지역 민심 확보를 위해 시동을 걸었다. 유력 대선주자 중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지난달 20일 후보 확정 후 한 달 가까이 나 홀로 대권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이 지난 16일 문재인 후보를 공식 선출하면서 여야간 대권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에다 범야권의 유력주자로, 이번 대선의 '상수'로 불려 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오는 19일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초반 대선판은 일단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각경쟁 체제로 짜지게 됐다. 정국이 대선체제에 맞춰 요동을 치면서 여야 정치권은 충북 민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오는 20일 오송 첨단의료산업재단에서 황우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역 현안인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예산 지원 등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청년층 공략을 위해 청주대에서 강연도 한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추석을 전후해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사실상 대선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당직자 중에는 이렇다할 지역인사가 없는 점을 감안해 선대위에는 지역의 중량급 인사를 고문 등으로 영입해 '간판'으로 내세우고, 시민단체와 직능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분과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또 오는 17일 교수 등 전문가 그룹을 중심으로 대선 공약개발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이 충북에 공을 쏟는데는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에서 충북 등 충청권은 '대선 승률 100%'의 힘을 나타냈던 게 사실이다. 고정 지지층이 많은 호남·영남권과 달리 충청권 표는 유동적이다보니 여야 모두에게 충청권은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장악해야 할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충청권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선에서도 이겼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25만 6286표 차이로 눌렀다. 1997년 대선 때는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앞세워 이회창 후보에게 40만 8319표 차이로 승리했다.

충북이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후보가 그동안 충청권에서 안정적인 선두를 유지했으나 최근 일부 여론 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새누리당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의 흐름을 보더라도 충청권에서 안심할 수 없다"며 "충북의 표심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문재인 후보로 대권주자가 확정된만큼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충청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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