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대 오른 文]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오픈프라이머리 서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경선에서 ‘13연승 무패 행진’이라는 대기록을 연출하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은 더 험난해 보인다. 함께 경선을 벌였던 비문 주자들의 경선 공정성을 둘러싼 당내·외 불화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문 후보의 끌어안기 포용력이 시험대에 올라 얼마만큼 당내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끌어안기에 실패할 경우 경선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보여 본선에 올랐어도 남은 본선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또한 충청권과 뚜렷한 인연이 없는 점도 문 후보로선 악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대선의 공식이 되어 버린 ‘충청 승리=대선 승리’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후보의 경우엔 충청권 연고·학연·지연 등 모두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지난 9일 대전·충남 경선인단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으며 연승을 이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박근혜 후보와 일대일 구도로 붙었을 때 상황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주장이다.

실제 최근 충청투데이가 8개 언론사와 공동으로 했던 1차 대선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문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 차이는 극명하게 갈렸다.‘문 후보와 박 후보’ 가상 대결에서 문 후보는 대전·충남에서 각각 38.0%, 25.5%를 기록했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대전(58.8%)과 충남(66.8%)에서 문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문 후보가 박 후보와 달리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서면서 충청권 인연은 물론 지역별 취약지역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생각에 잠긴 野지도부]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김한길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16일 오후 ‘18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서울 경선’에서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정견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이 검증을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이는 점도 문 후보로선 부담이다. 문재인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다. 딱히 정치적으로 떠오르는 색깔이 없다는 것 자체가 문 후보로선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문 후보가 여당의 공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대선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문 후보에 대해 맹폭을 퍼부을 기세로 검증자료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이미지’가 너무 확연한 점도 대선에선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강구책으로 문 후보 측은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기에 앞서 가급적 친노 인사를 배제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 인사와 시민사회, 비문 주자의 인사를 대거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민주당 지도부는 당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대통령 선거일까지 대선 후보에게 최고위의 권한 자체를 넘기는 초강수를 꺼내 들기도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문 후보에게 당내 화합 및 쇄신책을 비롯해 모든 ‘공’이 넘어가게 됐다”며 “선대위 구성은 10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공백으로 모든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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