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서울 지역 경선을 끝으로 누적득표율 50%를 넘으면서 결선 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은 문재인 후보와 야권 잠룡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단일화 과정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출마 여부에 대해 침묵하고 있던 안 원장과 그의 주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조만간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피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안 원장 측도 최근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안 원장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안 원장이 5·18 묘역을 참배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측도 당 대선 선거캠프를 꾸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는 등 공식적인 당 대선 후보 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안 원장 등 야권 후보들과의 ‘연대나 단일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의 기대를 배경으로 한 ‘개인’ 안철수와 비록 신뢰를 상실했지만, 정당이라는 ‘그릇’을 가진 민주당이 어떤 ‘필요충분조건’을 찾아 단일화할지는 이제 시작인 셈이다.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온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단일화가 추진된다면 야권의 뜻을 같이하는 사람 모두 합쳐야 한다”며 “안 원장도 그런 차원에서 다른 야권 후보들과 같은 조건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단일화 방법으론 후보 간 담판이나 경선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시간적·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드는 경선보다는 담판 형식으로 단일화를 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안 원장 측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송호창 의원은 “(문 후보와 안 원장 간의 단일화는) 지난 서울시장 경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단일화 방식도) 그때와 똑같지 않을 것”이라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난해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던 것과 같은 ‘담판 형식’의 단일화의 가능성은 낮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서울시장 보선 당시 안 원장은 선거에 대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현재는 안 원장 자신도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된 상태이며 부족하나마 지원군의 윤곽도 갖추는 등 대선 행보에 대한 구상이 섰다는 정치권의 진단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정치권은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 협상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각자 자신의 비전을 내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지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린 후 극적인 단일화를 통해 폭발력을 배가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단일화 성사 여부를 놓고 벌이는 문 후보와 안 원장 내부의 치열한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갈라졌던 민주당 지지자와 국민의 마음은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된 문재인 후보로 결집하고 그만큼 지지도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진행된다면 대등한 입장에서 다양한 방법과 조건,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던 안 원장이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대선 가도에 뛰어들지, 또 이후 어떤 움직임으로 대선 판도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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