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불경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고려해 대전시 동구 중앙시장 내 한 미용실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손님 유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j0000@cctoday.co.kr  
 


“오죽 장사가 안 되면 이런 조그만 가게에서까지 할인행사를 하겠습니까.”

대전시 유성구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조 모(47) 씨는 최근 각종 생필품 할인행사와 ‘1+1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장사하면서 4년 만에 처음 할인행사를 해 본다는 조 씨는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진율이 떨어져 수익이 줄어도 가게 운영비라도 벌려면 가격인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말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상인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유통매장의 행사로만 여겼던 할인판매가 이른바 ‘생계형 점포’라 불리는 소규모 슈퍼마켓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소규모 슈퍼들은 아이스크림을 절반가격에 파는 것은 기본이고, 고추장과 라면 등의 생필품을 10~20%씩 할인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같은 가격인하 바람은 소형 슈퍼뿐 아니라 음식점, 미용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 충남대 근처 A삼겹살집은 1인분에 4000원씩 하던 삼겹살 값을 최근에는 1인분에 3000원으로 내려 판매하고 있고, 서구 갈마동의 B 호프집도 맥주 한 병 가격을 기존 판매가보다 600원 내린 2400원에 팔면서 안주도 1000~2000원 대에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가격으로 손님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동구의 한 전통시장 내 C미용실은 일반커트 비용을 3000원에, 앞머리커트 비용은 1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의 D미용실 역시 최근 일반커트와 머리염색 비용을 각각 4000원으로 인하했다.

일부 영세 상인은 ‘값을 내려서라도 현상유지 해야 한다’는 생존전략으로 ‘제 살 깎기식’ 할인경쟁도 불사하고 있는 것.

D미용실 사장은 “가게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서비스 요금을 내린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며 “인근의 가게가 커트 비용을 3000원에 받고 있어 우리 가게도 어쩔 수 없이 요금을 인하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이어 “요즘은 고객들이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우지 않으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이 같은 가격파괴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어서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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