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과 ‘덴빈’ 등 태풍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지역 곳곳에 투입된 군 장병이 적잖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군 장병들은 연일 계속되는 작업에 체력은 바닥났지만, 피해주민을 생각하면 '꾀'도 부릴 수 없는 상황이라 묵묵히 자기가 맡은 일을 수행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3일 육군 32사단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6일간 태풍피해를 입은 충남 15개 시·군에 투입된 군 장병은 모두 4만여 명(누적통계)으로, 하루 평균 2500명이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

부대 운영에 필요한 최소 병력을 제외한 전 부대원이 대민지원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태풍 ‘볼라벤’과 ‘덴빈’ 모두 서해안을 통과하면서 충남지역 피해액이 역대 최고로 집계되는 등 예상보다 많은 복구 인력이 필요해 졌고, 그만큼 군 장병의 투입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게다가 농가에서는 떨어진 낙과 수거와 파손된 비닐하우스 제거 작업에 군 장병이 지원 나오지 않으면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군 장병도 농가 피해지역에 병력을 우선으로 투입해 피해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또 피해주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식사는 부대에서 직접 추진해 해결하는 등 이들을 위한 배려심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대민지원 활동이 10일 넘게 이어지면서 일부 장병은 쌓인 피로를 정신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실정에 직면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피해주민을 바라보면 부모님을 돕는다는 심정으로 복구 작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32사단 본부근무대 김규동(22) 상병은 “오전 8시부터 오후 일과가 끝나는 6시까지 매일 대민지원을 나가 비닐하우스와 고추밭 등의 피해복구작업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하면 부대원 모두 ‘파김치’가 된다”며 “아침에 일어나 출발하는 과정은 매우 힘들지만, 현장에서 망막해하는 주민을 보면 힘을 내서 일하고, 또 거기서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구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제16호 태풍 ‘산바(SANBA)’가 한반도를 향해 북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군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32사단 관계자는 “장병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돌아오는 주말을 활용해 충분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체력을 관리토록 할 예정”이라며 “부대 간부와 병사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태풍 피해 주민을 위한 대민지원에는 한치의 소홀함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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