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한 대학병원이 17개월 된 어린아이가 삼킨 수은건전지를 동전으로 오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한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병원의 부주의, 오진…우리아기가 삼킨 수은건전지가 식도에서 부식돼서 나왔네요’라는 글로 들썩였다.

한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글쓴이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경 자신의 아이가 이물질을 주워 먹고 구토 증상을 보이자 대전의 한 대학병원으로 달려갔다.

당시 의료진은 “애가 뭘 주워 먹은 것 같다”는 부모의 말을 무시한 채 X-ray 촬영을 했고, 담당 의사는 “장협착증이 의심된다”며 관장을 한 뒤 약을 지어주고 퇴원토록 했다.

그러나 아이가 다음날까지 열이 40도가 넘는 등 이상 증상을 보이자, 해당병원을 다시 찾자, 의료진은 “염증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며 입원을 요구했다. 문제는 추가 X-ray 촬영 과정에서 발생했다. 식도에서 동그란 물체가 발견된 것.

의료진은 “식도에 동전이 낀 것 같다. 내시경을 해서 빼내야 하는데 3세 이상부터 가능하니 다른 병원으로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줬다.

당황한 부모는 억울했지만, 충격적인 상황에 아이를 급히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해야 했고, 옮긴 병원 측에서는 수은건전지가 목에 걸려있다며 긴급 내시경 시술을 시작했다. 다행히 시술은 잘 끝났지만, 수은중독이나 후유증, 합병증 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의 엄마는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최초 병원을 찾아갔을 때 분명 X-ray를 찍었는데도 아무도 확인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자신들이 오진하고도 다른 병원으로 옮길 때 사설 응급차량 전화번호만 던져주고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황당한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자 해당 게시판은 이날 오후까지 조회 수 25만을 넘어서는 등 네티즌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해당 대학병원 관계자는 “글이 올라온 다음 날 전공의가 찾아가 부모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조사를 통해 과실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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