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국화마을로 잘 알려진 충북 청원군 낭성면 호정리 전하울마을에 대한 지원액이 산촌생태마을 지원금 12억 원 뿐만 아니라 각종 명목으로 20억 원에 가까운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청원군의 관리소홀 책임은 더욱 커지게 됐다. 청원군은 우선 이 마을에 대한 활성화 조치를 강구하되 여의치 않으면 보조금 회수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본보 10일자 1면>

본보의 후속 취재 결과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 간 이 마을에 들어간 예산은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 12억 원을 비롯해 ‘전하울 황토숯가마 시설’에 6억 원, 소규모지역개발사업에 의한 도로포장공사 3억 5000만 원, 호정2리 세천정비사업에 4940만 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하울 황토숯가마 설치 사업은 지난 2009년 행정안전부가 낭성면 귀래리 정보화마을 사업에 특별교부세 6억 원을 배정하면서 추진됐다. 당시 귀래리에 설치할 시설이 마땅치 않자 인근 호정리로 예산을 돌렸다.

전환된 예산은 엉뚱하게도 정보화와 전혀 상관이 없는 황토숯가마 조성에 사용됐다. 청원군은 이 황토숯가를 가을, 겨울, 봄 등 성수기에는 하루 약 100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비슷한 시기에 호정리 마을입구 포장사업과 하천정비에 약 4억 원이 투입됐다.

청원군 관계자도 한 마을에 1년 사이 두개의 소규모지역개발사업이 진행된 것에 대해 “국화마을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기 때문으로 통상 한 마을에 1년새 2가지 소규모지역개발사업을 벌이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즉, 국화로 유명했던 전하울마을에 대한 관광지개발 목적으로 투입된 예산만 20억 원에 가까운 것이다.

20억 원이 투입된 효과는 단 1년 밖에 가지 못했다. 2010년 성대하게 국화축제를 치렀지만 이후 이용객은 급감했고, 올해는 사실상 폐업 상태다. 청원군 산촌생태마을 담당 부서는 애초 산촌생태마을 사업 중 황토숯가마는 현재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업이 별도의 정보화마을 사업임을 고려하면 산촌생태마을에 투입된 예산은 현재 완전히 사장됐다고 볼 수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개인의 돈이었다면 20억 원을 쏟아붓고도 방치해 놓았겠느냐”고 반문한 후 “공직자들이 주민들이 낸 혈세를 소중하게 생각지 않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잘못된 사업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이 같은 행태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원군 관계자는 “아직 사업포기를 논할 단계는 아니며 국화밭을 살리는 것부터 시작해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그래도 활성화 되지 않으면 중앙부처와 협의해 보조금 회수 등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종윤 청원군수는 지난 10일 간부회의에서 산촌생태마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농촌체험마을에 대한 현황,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마련해 군수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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