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그간의 ‘잠행’에 가까운 행보를 끝내고 곧 출마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 측 대변인 격인 유민영 전 춘추관장은 11일 이메일을 통해 “안 원장은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며칠 내에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전 관장은 “안 원장은 지난 7월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다양한 분야, 계층, 세대, 지역의 국민을 만나 좋은 의견을 많이 나눴다”며 “이제 국민과 약속한 대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범야권 대선 후보 중 안 원장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가운데, 이날 발표는 사실상 출마 의지를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도 최근 안 원장이 추석 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도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경선 전에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일 뿐, 불출마할 여지는 별로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의 출마 선언 시기는 순회경선이 끝나는 16일 이후, 혹은 과반 이상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치러지는 결선투표 예정일인 23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지난 1년 동안 ‘안철수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선두를 달려온 강력한 장외주자였다는 점에서, 그의 출마 여부는 정치권 안팎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안 원장 측은 최근 각계 전문가 위주의 실무단을 구성해 대선 캠프에 버금가는 조직을 정비하는 등 출마 준비를 서둘러왔다.

안 원장이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대선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범야권의 안 원장 및 민주당 후보 간의 구도로 짜일 전망이다. 안 원장이 추석 이전에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어도 10월 초에는 안 원장과 야권 후보 간 단일화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