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가 12월 대선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행정 효율성 차원의 필요성에 대해선 여야 모두 공감하지만, 시기와 규모, 방법 등에선 상반된 태도를 보이면서 대선 과정에서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세종시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 이슈를 선점한 것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다.

현재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후보 4명은 모두 세종시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를 약속한 상태이다. 경선 득표율에선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후보의 경우 2~3차례의 충청권 방문 때마다 세종시 청와대 제2집무실 및 국회 분원 설치를 강조하면서 대선 공약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대선 후보들의 이 같은 약속을 거들고 나서 당 차원의 대선 공약을 확약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지역 언론인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제2집무실, 국회 분원, 프레스센터 등은 제가 세종시에 출마할 때 한 공약”이라며 “정부 설계안에 이 같은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세종시에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러 방문하면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야 하고, 기자들이 기사를 송고할 프레스센터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세종시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지난 5일 지방 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일단은 공감대를 이룬 약속(세종시 원안 건설)을 확실하게 진행해야 한다. 나머지 일은 그 나중 일”이라며 “약속된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차질없이 진행해 명품 세종시를 만드느냐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대전·충남·세종지역 지자체들과 지방의회 등도 세종시 내 국회 분원 및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종시 건설에 집중한 이후 국회 분원 등에 대해 논의하자는 ‘시기상조론’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은 “진정한 국가균형발전 차원이라면 민주당의 주장처럼 국회 분원이나 청와대 제2집무실이 아닌 국회 전체를 세종시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 충청권 의원들의 입장”이라며 “다만 정치적, 법률·행정적 절차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박 후보도 그런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국회 분원 약속에 대해선 “대선에서 충청권 표를 얻기 위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나 부처 업무보고는 의원들이 세종시 정부청사로 내려와 하면 된다. 굳이 ‘분원’이라며 사무실 몇 개를 만들 필요가 없다”라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당장 다음달에 국회를 옮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충청인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도 얼마 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세종시를 갖고 정치적 재미보기를 하는 듯한 인상”이라며 "세종시는 명품도시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민주당이) 그것을 제쳐놓고 또 바람 집어넣고 헛공약하는 행태를 하면 정치권에 대한 믿음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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