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서해안에 사상 최초로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당국과 천수만 일대 가두리 양식 어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평년보다 늦게 찾아온 이번 적조가 확대되면서 천수만 입구에 집중한 적조현상이 천수만 내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와 서해에 인접한 6개 시·군은 각 어장에 배치된 산소공급기 가동 준비와 황토 살포 태세를 갖추는 등 긴급 방제태세에 들어갔지만, 해수 수온이 섭씨 24.7도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 적조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해안 일대에 발생한 적조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주 발생해역은 보령 원산도(천수만 입구)에서 서천 비인만 내측이며, 조류와 바람의 영향 등으로 10일부터는 적조의 범위와 밀도가 짙어지고 있다.

적조 현상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국립수산과학원장은 10일 오후 6시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에서 보령시 원산도에 이르는 서해안 일대에 적조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그동안 도내 서해안 일대에 매년 적조가 발생했지만,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사례는 처음으로 도내 어가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서해안에는 지난 1998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유·무해 적조가 발생했지만, 수산피해는 없었다.

이번 적조로 피해를 본 어가는 없지만, 가두리 양식장이 집중한 천수만 해역으로 적조가 번지면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적조 확산에 따른 피해가 예견된 가운데 도는 11일 보령 도 수산관리소 회의실에서 수산연구소와 수산관리소, 서해 연안 6개 시·군 등과 모여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예방 활동에 들어갔다.

도는 이번 긴급회의에 따라 향후 유사시 황토 8765톤을 적기에 살포하고 각 어장에 배치된 산소공급기를 적극 활용하는 등 적극 대응을 펼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많은 비로 육지에 있는 영양염류가 바다로 밀려들었고 고온 때문에 일사량이 증가해 적조생물 밀도가 커졌다”며 “조차가 심한 서해안의 특성을 감안할 때 밀물과 썰물 교차가 큰 시기인 16일을 전·후로 적조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적조는 해수의 플랑크톤이 이상 증식하면서 바다나 강 등의 색이 바뀌는 현상이다. 태풍 등 강우로 육지의 영양분이 빗물에 쓸려 바다로 대거 유입되는 가운데 해수 온도가 24℃ 이상 지속하면 플랑크톤의 양은 급증한다.

적조가 발생하면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 농도가 옅어져 어패류가 폐사하거나, 물고기의 아가미에 플랑크톤이 끼여 물리적으로 질식해 양식어업에 큰 타격을 준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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