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고교에 입학한 박 모(18) 군은 중학교 때부터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춤에 푹 빠졌다.

하지만 고교에 입학하면서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야간 자율학습을 이유로 학교에 있다보니 자신이 평소 즐기던 춤을 추러 다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군은 학교와 몇 차례 갈등을 일으키다 최근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중간에 학업을 그만두는 충북지역 고교생들이 늘고 있다.

19일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 연보에 따르면 2007년 3월~2008년 2월까지 충북 도내 고교생 중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100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864명보다 142명 늘었다.

학교 당 평균 12.2명 꼴이며 특히 전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 당 20.8명의 학생이 부적응을 이유로 학교를 그만 둬 일반계 고등학교 7.6명 보다 훨씬 많았다.

학교 부적응 외에 질병(62명), 가사(334명), 품행(46명), 기타(207명) 등의 이유로 학교를 떠난 학생들도 649명이나 됐다.

특히 전문계 고등학교의 학교 부적응으로 인한 학업 중단자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2005년 3월~2006년 2월 457명의 학업 중단자가 2006년 3월~2007년 2월 533명으로 늘더니, 2007년 3월~2008년 2월 에는 623명으로 다시 늘었다.

청주의 모 고등학교 교사는 “고교는 의무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학업 중단자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학업 중단자들은 주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학교로 복귀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 2007년 3월~2008년 2월 학교 부적응 등을 이유로 학교를 그만 둔 1006명 중 재입학하거나 복학한 경우는 173명에 그쳐 학업을 그만둔 뒤 학교로 다시 돌아오는 학생은 10명 중 1명 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북도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순간 어른들의 관심 밖으로 밀리고 각종 탈선과 범죄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며 “학교에서는 부적응 학생들을 미리 파악하고 이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이들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적극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