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인 2007년 대선 100일 전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 이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경쟁 후보를 앞서 갔고 결국 대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2012년 올해 대선에선 ‘대세론’이란 말을 찾아보기 어렵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선 잠룡으로 거론되는 야권 후보의 지지율을 크게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세론까지 들먹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박 후보의 강력한 경쟁자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거론되지만, 그의 출마여부조차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네거티브 검증 = ‘검증’이란 미명으로 대선 후보에 대한 여야의 네거티브 공세가 이번 대선에서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 등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안 원장에 대한 몇 가지 논란은 앞으로 벌어질 네거티브 공방의 예고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정수장학회 문제나 유신, 5·16 등 과거사 문제, 고(故)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등에 대한 야권의 강도 높은 공세가 예상된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생활이나 기업 경영과정에서의 일 등이 집중 파헤쳐지면서 여권의 폭로식 검증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진석용 대전대 교수(정치언론홍보학과)는 “박근혜 후보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으며, 이미 박 후보와 관련된 부정적인 요소는 드러날 만큼 드러나 있다”라며 “반면, 안 교수는 대학교수로, 기업인으로 활동했지만 알려진 것이 없다. 그만큼 도덕적으로 상처 입을 만한 일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야권단일화 = 민주당에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는 어느덧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모양새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당 후보만으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보고, 안 원장과의 후보단일화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안 원장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기본적으로는 안 원장이 야권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지만, 단일화 방법은 백지상태나 다름없다.

민주당의 바람은 안 원장이 입당해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것이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고 제1야당인 민주당이 대선 후보 선출을 포기하고 안 원장 쪽으로 간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한편에선 안 원장의 ‘독자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새로운 정치를 희망하는 국민의 지지를 발판으로 삼고 안 원장을 지지하는 정치권을 규합해 독자적으로 대권 행보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최호택 배재대 교수(행정학과)는 “안 원장이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출마를 포기할 수는 있어도 독자 출마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선거 비용만 500억 원이 넘고 최소 필요 인원도 3만여 명이 필요한데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안 원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어떤 식이라도 기존 정당과 함께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0대 표심 = 2012년 40대는 복잡한 성향을 갖고 있다. 1980~1990년대 민주화를 지켜봤고, 집안의 가장이며 국가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다. ‘변화와 안정’, 이 둘을 모두 갈망하는 세대인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반면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후보를 밀었다.

40대는 인구수도 많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11 총선 당시 40대 유권자는 882만 3301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2%에 달한다. 여기에 진보 성향이 뚜렷한 20·30대와 보수 성향이 강한 50·60대의 중간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