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태풍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추석을 넘어 김장 물가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배추 재배면적 축소에 따른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양념 채소류 가격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물가 안정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건고추 600g 소매가는 이날 기준 평균 1만 6726원으로 한 달 전보다 7.2% 가량 올랐다.

고추값이 급등했던 전년 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평년 가격인 7900원 보다 2배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이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9월 양념채소 관측정보’를 보면 올해 고추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7% 증가한 4만 5459ha, 수확량도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평년보다 여전히 10% 이상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의 가격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추를 비롯한 마늘도 8월 평균 도매가격은 3970원으로 작년보다 17%, 평년대비 57% 가량 높았고, 9월 난지형 마늘 상품 ㎏당 평균도매가격도 작년 동월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파도 올해 재고량이 지난해 보다 26% 적어 9~10월 가격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고, 최근 큰 폭으로 오른 대파 역시 산지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 강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서는 김장용 배추, 무 수급 불균형으로 ‘배추 대란’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김장을 앞두고 가격 폭락으로 큰 피해를 본 농가들이 올해 가을·겨울 배추와 무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배추 재배 의향 면적을 보면 가을배추는 지난해보다 21%, 겨울 배추는 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른 가을배추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28% 감소한 136만 6000t, 겨울 배추는 11% 줄어든 29만 7000t으로 추정됐다.

가을과 겨울 무도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21%,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이어진 농산물 수급 불안정 여파로 연말 김장 비용도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고추, 마늘 등 양념 채소류의 산지 재배면적 등이 다소 증가했지만 여전히 병충해 피해나 기상 여건 등의 변수가 있는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