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런던장애인올림픽 첫날인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왕립 포병대대에서 열린 남자 사격 P1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세균(왼쪽)과 동메달 이주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점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한발. 터키의 코르한 야막이 먼저 9.9점을 쐈다. 안정권이라 생각했던 청주시청 장애인사격팀의 박세균(41)도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한발을 더 쐈다.

결과는 만점에 불과 0.1점 부족한 10.9점. 박세균이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겨 준 순간이었다. 박세균 개인으로는 지난 2008년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이기도 하다.

박세균은 지난달 30일 런던 왕립 포병대에서 열린 런던장애인올림픽 남자 사격 P1 10m공기권총 결선에서 축구의 승부차기에 해당하는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위에 올랐다. 박세균과 함께 결승에 오른 이주희는 662.7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4년 전국 최초로 창단한 청주시청 장애인사격팀에 합류한 박세균은 이미 장애인사격의 세계적인 강자로 꼽혀왔다.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 50m 화약권총에서 금메달을 땄었고,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박세균은 화려한 사격 전적 만큼이나 이색적인 경력이 화제를 낳고 있다. 또 사격선수 출신의 부인과의 러브스토리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박세균은 이번이 3번째 장애인올림픽 출전이다. 고3시절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박세균은 재활을 위해 농구를 시작했다. 휠체어 농구선수로도 활약하며 지난 1998년 방콕아시아장애인게임과 지난 2010년 시드니장애인올림픽에는 농구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이후 사격으로 전향한 박세균은 청주시청 장애인사격실업팀의 창단멤버가 된 뒤 하루 7시간의 강훈련을 소화하며 실력을 키워 나갔다. 결국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부인과는 사격장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박세균은 청주시청 장애인사격팀, 부인 임연주(34) 씨는 청원군청 사격팀 소속으로 충북 청원군 청원종합사격장에서 함께 훈련하며 장애를 뛰어넘은 사랑을 키웠다. 결국 지난 2009년 결혼에 골인했다.

경남 남해가 고향인 박세균은 훈련장과 가까운 청원군 내수읍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금은 첫째에 이어 오는 11월 둘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

박세균은 “4년간 열심히 땀흘리며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금메달 소식을 대한민국 국민들과 청주시에 전하게 돼 기쁘다”며 “청주시청 소속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 청주시민들의 격려와 응원이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주종목인 화약권총 50m에서도 금메달을 따 2관왕을 달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세균은 3일 화약권총 25m, 오는 6일에는 화약권총 50m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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