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벌인 대선 가상 대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보다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간 양자 대결에선 가까스로 안 원장을 따돌렸다. 이 같은 결과는 ‘박 후보 대 문 후보’, ‘박 후보 대 안 원장’ 구도로 교차 양자 대결 여론조사를 벌인 것이다.

먼저 ‘박 후보 대 안 원장’의 양자 대결을 벌였을 때는 박 후보가 48.4%를 얻으면서 44.0%를 얻은 안 원장을 4.4%p 차이로 따돌렸다. 이번 여론조사 오차범위가 ±2.2%인 점을 고려하면 4.4%p는 오차범위 밖으로 분류된다. 그렇다고 해서 박 후보가 안심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안 원장은 20대와 30대로부터 각각 62.6%, 61.2%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도 50대(64.5%)와 60대 이상(69.1%)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문제는 40대다. 응답자 46.6%는 박 후보를 지지했고, 47.1%는 안 원장을 지지했다. 불과 0.5%p 차이 나는 것으로, 여전히 40대의 표심에 따라 대선의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안 원장이 출마도 하지 않은 시점에서 시행한 여론조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안 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면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란 분석과 오히려 세 결집을 통해 지지율이 수직으로 상승할 것이란 두 가지 시나리오다. 결정적인 것은 ‘안철수’는 현재 여야 1대 1 구도에서 ‘박근혜’의 표 확장성을 차단하는 힘과 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안 원장이 실제 야권 대선후보로 나설 경우 현재의 양자대결 지지율보다 더 응집하는 파괴력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안 원장이 박근혜 후보의 표 확장성을 가로막는 장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으로선 안 원장이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후보 대 문 후보’ 구도일 때는 박 후보(52.4%)가 38.4%의 지지를 얻은 문 후보를 14%p 차이로 따돌렸다. 부동층이 9.2%인 점을 고려해도 14%p 이상 차이 난다는 것은 박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오히려 당이 있는 문 후보보다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상대하는 대항마로 꼽힌 결과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번 대결에서도 역시 중심은 40대가 지키고 있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여야 모두 발등의 불은 40대 민심을 어떻게 끌어당기느냐가 관건”이라며 “아직까진 박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본격적인 민주당 후보가 정해지면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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