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충북 지역 농작물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민·관·군의 도움으로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는 농민들은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여부를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와중에 제14회 태풍 ‘덴빈’이 북상하고 있어 추가 피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충북 지역 농작물 피해

지난 28일 현재 충북도내 6개 시·군 198.9㏊이던 피해면적은 같은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9개 시·군 288.5㏊로 확대 잠정 집계됐다. 현재까지도 피해 접수가 진행 중이고 피해농가들이 10일 후까지 신고하면 되기 떄문에 피해상황 보고기한인 다음달 7일에 집계될 최종 피해는 이 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집계된 충북도내 피해 현황은 사과 74.7㏊, 배 111㏊, 복숭아 31.3㏊, 벼 19㏊, 수수 16.2㏊, 인삼 25.7㏊, 방조망 1.4㏊, 비닐하우스 3.6㏊(53동), 기타 5.6㏊ 등이다. 축사도 4농가 5동이 축사 지붕파손, 전복 등으로 충북도 추산 5900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지역별로는 영동군이 175㏊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청원군이 60.6㏊, 단양군 20.9㏊이다.

◆농작물 재해보험 명암

이번 태풍 피해로 농작물재해보험 가입한 농가와 그렇지 않은 농가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피해 정도에 따라 70~80%를 보상받을 수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이나 풍수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는 정부나 충북도, 각 기초자치단체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피해금액에 비해 보상 정도는 미미한 실정이다.

충북도내 농작물 재배 농가는 4만 9210호로 그 중 2662호가 6023건에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다. 가입률이 5.4%에 불과한 것이다. 농민들은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가입을 꺼리는 이유로 까다로운 가입조건을 들고 있다.

청원군 미원면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박 모(47) 씨는 “조건에 따라 70% 또는 80%의 손해를 봐야만 보상이 나오는데 이 정도 피해는 내륙지방인 충북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보조해 준다고는 하지만 거의 보상받기 어려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그냥 돈을 날리는 것 같아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14호 태풍 ‘덴빈’ 접근

볼라벤이 할퀴고 간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또 다른 태풍 ‘덴빈’이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어 추가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충북지역에는 볼라벤의 영향으로 강풍만 불었을 뿐, 폭우를 동반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논농사는 피해가 적었다. 하지만 덴빈은 볼라벤보다 규모는 작지만 폭우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돼 농가의 주의가 요구된다.

덴빈은 29일 오후 3시 현재 타이완 타이베이 북북동쪽 470㎞ 부근해상에서 시간당 24㎞의 속도로 부상 중이다. 우리나라에는 30일 새벽 서귀포 남서쪽 약 250㎞ 부근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충북지역은 30일 새벽부터 비가 시작돼 오는 31일 아침까지 이어진다. 기상대는 강수량의 지역별 편차가 매우 크겠지만 시간당 30㎜ 강한비가 내리는 곳이 예상되는 만큼 산사태, 축대붕괴 등 비 피해에 대한 대비를 당부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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